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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온난화에 숨막히는 미국…인구 절반이 대기질·폭염경보 영향

등록 2023-06-29 11:14수정 2023-06-29 11:26

바람을 타고 온 캐나다 산불 연기가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상공을 뒤덮고 있다. AP 연합뉴스
바람을 타고 온 캐나다 산불 연기가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상공을 뒤덮고 있다. AP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400곳 넘게 발생한 산불 연기가 다시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미국 인구 1억2천만명이 사는 지역에 대기질 경보가 발령됐다. 미국 남부에서는 텍사스주를 중심으로 4600만명 거주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미국 인구 절반이 산불 연기나 폭염의 고통에 시달리는 것으로, 온난화가 재난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캐나다 동부에서 서부까지 481개가 동시에 숲을 태우는 산불 연기는 27일(현지시각) 시카고의 대기질을 세계 최악으로 만드는 등 미국 중서부를 덮쳤다. 28일에도 시카고·디트로이트·인디애나폴리스·클리블랜드·피츠버그·밀워키 등 오대호 주변 대도시들의 대기질 지수가 ‘건강에 매우 해로운’ 수준을 뜻하는 201 이상으로 적색 경보가 발령됐다. 이 지수가 301을 넘어 ‘매우 위험한’ 수준을 뜻하는 자주색 경보가 발령된 지역들도 등장했다. 심각한 경보가 발령된 지역 당국은 건강한 사람도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산불 연기는 이날 20개 주를 대기질 경보 상태에 놓이게 만들면서 뉴욕과 워싱턴 등 동북부와 동부 지역 하늘도 덮었다. 캐나다 산불은 이달 초 하늘빛을 오렌지색으로 바꾸며 뉴욕의 대기질을 세계 최악으로 만든 바 있다.

올해 캐나다 산불은 연초부터 현재까지 시점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 면적을 태웠을 정도로 기세가 강하다. 남한 면적의 80%에 달하는 8만㎢ 이상이 재로 변했다. 게다가 심각한 문제는 5월에 시작하는 캐나다 산불 시즌이 끝나가는 게 아니고 통상 7~8월에 절정에 달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산불로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배출된 탄소가 지난 20년간 어느 해보다도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국·프랑스·오스트레일리아·코스타리카가 소방관 1100여명을 파견했지만 광대한 지역을 삼키는 산불을 통제하는 데 역부족이다. 250개 이상의 산불이 ‘통제 불능’으로 분류된다.

맹렬한 산불 발생 추세의 이유로 기온 상승이 꼽힌다. 퀸스에너지·환경정책연구소의 에드워드 스트루직은 “캐나다 북쪽 지역 산불의 대부분은 번갯불 때문에 발생한다”며 “기온이 1℃ 상승하면 번개가 12% 더 발생한다”고 <시비에스>(CBS) 방송에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해가 갈수록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보통 때는 발생하지 않는 곳들에서도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28일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가 열린 야구장에서 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려고 미스터기 앞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28일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가 열린 야구장에서 한 어린이가 더위를 식히려고 미스터기 앞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캔자스시티/AP 연합뉴스

미국 남부는 기록적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텍사스·뉴멕시코·애리조나주의 많은 지역 기온이 이번주 중반 38℃를 넘겼고, 46℃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곳들도 속출했다. 더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열돔 현상도 발생한 가운데 오클라호마·아칸소·루이지애나·미시시피·캔자스·플로리다주의 대부분 지역도 체감온도 지수가 ‘위험’을 뜻하는 40℃를 넘겼다. 일주일간 이어진 폭염으로 텍사스주에서만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더위로 인한 응급실 방문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텍사스주 전력 사용량이 27일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후 연구자들 모임인 ‘클라이밋 센트럴’은 인간이 유발한 지구 온난화가 이번에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덮친 수준의 폭염 발생 확률을 5배 높인다고 밝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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