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내부 반란이 일어난 24일 저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러시아 용병 바그너(와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 일으킨 러시아 내부 반란이 하루만에 막을 내렸지만,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더욱 힘을 얻게 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감을 표하며 더 많은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저녁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군을 누가 지휘하는지는 중요치 않으며 우리(우크라이나)는 어떤 러시아군으로부터도 유럽을 완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규군이든 용병 그룹이든 무관하게 우크라이나가 우위에 있다고 강조하며, 이번 반란에서 드러난 러시아 전력의 취약성을 꼬집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보스가 아무것도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을 오늘 전 세계가 보았다. 완전한 혼돈이었고 예측 가능성의 완전한 부재였다”며 “하루 만에 백만 단위의 도시 몇 개를 잃었고 러시아 도시를 장악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이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러시아의 혼란이 두려워 침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의 누군가가 이 상황을 무시하려 하거나,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이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면 이것은 훨씬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동부의 안전이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달려 있기 때문에 우리의 방어에 대한 모든 지원은 당신에 대한 지원”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이 모든 무기를 지원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에프(F)-16 전투기나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요청하는 것은 공동 방위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미사일 에이태큼스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가 개발한 육군 전술용 지대지 미사일로, 미국은 이를 제공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거부해왔다.
한편, 그는 7월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때 러시아를 신경 쓰지 않고 진지한 결정내려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의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현재 나토는 전쟁 중인 나라의 가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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