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정상회담을 열고 있다. 발리/AP 연합뉴스
중국 관영 언론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 회담에 대해 “두 강대국 사이에 여전히 많은 공감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디커플링 의사가 없다’고 새로 밝히는 등 중국을 적대시 하는 정책을 취하지 않겠다는 기존 약속을 확대했다며, 이 약속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미·중 정상회담 다음날인 15일 새벽 ‘오래 기다려온 중·미 회담이 세계에 안도감을 줬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을 평가했다. 매체는 “두 정상이 공식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환하게 웃는 장면은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며 “오래 기다려온 이 장면은 세계의 긴장과 위기, 도전들을 적시에 이완시켰다. 중·미 관계 역사에서 결정적인 위치에 고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3시간12분 동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만남에서, 양국 정상은 중·미 관계의 전략적 문제와 중대한 국제, 지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은 대결보다 대화로, 제로섬 게임보다는 상생 협력으로 나아가겠다는 기본적인 의지를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관영 매체는 구체적인 성과로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적대적 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확대했다는 점을 들었다. <환구시보>는 “결자해지라는 말처럼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취하고 행동으로 보여야 미중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기존 ‘4불(하지 않음)1무의도(의사없음)’ 약속을 확장해 ‘5불4무의도’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주장하는 기존 미국의 ‘4불1무의도’ 약속은 △중국 체제 변경 추구 안함 △신냉전 추구 안함 △동맹관계 강화 통한 중국 반대 추구 안함 △대만 독립지지 안함 △중국과 충돌 의사 없음 등 5가지인데,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두개의 중국 지지 안함 △중국과 ‘디커플링’ 의사 없음 △중국 경제 발전 방해 의사 없음 △중국 포위 의사 없음 등 4가지 약속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에 대한 중국의 요구 사항 모두를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했다는 것인데, 이는 미국 쪽 주장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미 백악관은 회담 뒤 낸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중국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중국과 대만) 양쪽에 의한 어떠한 현상 변경에도 반대한다”는 점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지만, 그와 동시에 대만에 대한 중국의 억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과 “비시장경제적 행위”에 대한 우려도 표현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정상회담이 미·중 간 보다 폭넓은 소통을 통한 실질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이는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고 국제사회의 공통된 기대”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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