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된 미·중 정상의 첫 대면 회담에서 눈길을 끈 것은 두 정상의 양옆에 앉은 배석자였다. 특히 지난달 중국은 5년 만에 열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를 통해 최고지도부를 교체한 터라 누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양 옆자리에 앉을까를 놓고 궁금증이 컸었다.
시 주석의 오른쪽 옆에 앉은 이는 지난달 23일 공개된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서열 6위를 차지한 딩쉐샹(60) 당 중앙판공청 주임이었다. 그는 시 주석을 제외하고 이날 회담에 배석한 유일한 상무위원이기도 했다. 시 주석의 비서실장을 오래 맡아 ‘시 주석의 그림자’라 불려온 딩 주임은 내년 3월 국무원 총리로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서열 2위 리창(63) 상무위원을 도와 중국 경제를 이끌어 갈 부총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오른쪽 옆에는 시 주석의 또 다른 측근으로 꼽히는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이 자리를 지켰다. 그는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렸던 류허 부총리의 후임으로, 지난달 24명의 중앙정치국원에 포함됐다. 허 주임은 류 부총리에 이어 지난 5년 동안 중국 경제발전을 기획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수장을 맡아왔고, 시 주석의 핵심 대외정책인 일대일로 정책을 설계했다. 샤먼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성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의 왼쪽 옆 자리는 지난달 24명의 당 중앙정치국원으로 승진한 왕이 현 외교부장이 앉았다. 마자오쉬 외교부 제1부부장과 화춘잉 대변인도 이날 배석진에 포함됐다. ‘시진핑 3기’의 경제를 (리창-)딩쉐샹-허리펑이 맡고, 왕이 부장이 미·중 관계 등 외교 분야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임을 보여주는 좌석 배치였다.
미국 쪽에서는 익숙한 얼굴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왼쪽 자리를 차지한 것은 강경한 대중 경제 외교를 주도해 온 재닛 옐런 재무장관, 오른쪽 자리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었다. 블링컨 장관의 오른쪽 옆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리를 지켰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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