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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반독재, 반핵산”…그들은 위챗 대신에 ‘베이징 화장실’에 적는다

등록 2022-10-20 17:03수정 2022-10-21 02:39

‘제로코로나 정책’ 고수…3연임·봉쇄 비판 막히자
CCTV 없는 화장실벽 반정부 구호 빼곡하게 늘어가
중국 화장실에 ‘봉쇄 말고 자유를’ 등 시위 문구가 적혀 있다. 트위터 갈무리
중국 화장실에 ‘봉쇄 말고 자유를’ 등 시위 문구가 적혀 있다. 트위터 갈무리

중국 최대 정치행사로 5년마다 열리는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 방역정책인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시위가 중국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철저한 언론 통제 탓에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렵지만, 화장실 등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없는 곳에서 스프레이나 펜으로 반대 구호를 적는 방식으로 시위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싱가포르 매체 <단전매>(이니시엄 미디어)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 보도를 보면, 최근 베이징 영화자료관의 남자 화장실에 검은색 스프레이로 ‘반독재, 반핵산’이라고 크게 쓴 낙서가 발견됐다. 반독재는 시 주석의 3연임 반대를, 반핵산은 중국 당국이 3년 가까이 시행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3연임에 대한 불만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대 의사를 함께 표시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올 3~6월 2500만명이 사는 상하이를 사실상 전면 봉쇄하는 등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20차 당대회를 계기로 코로나 정책의 강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시 주석은 당대회 업무보고 때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이징 외에 선전·상하이·광저우·홍콩 등 최소 7개 도시에서 화장실이나 건물 복도 등 폐회로텔레비전이 없는 곳에서 비슷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시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고, 특히 공산당 최고지도부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를 하는 것은 철저히 금지돼 있다. 2018년엔 시 주석 사진에 검은색 먹물을 뿌린 여성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적도 있다.

최근 시위는 13일 베이징 쓰퉁교에서 발생한 반시진핑 시위가 계기가 됐다. 칭화대와 인민대 등이 몰려 있는 지역의 고가 대로에서 한 남성이 ‘핵산(검사) 말고 밥을 달라’, ‘영수 말고 선거권을 달라’,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의 내용이 쓰인 펼침막을 내걸어 중국 당국을 비판했다. 공안이 곧 출동해 남성을 체포하고 펼침막을 철거했다. 하지만 현장을 찍은 사진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퍼지고, 외국 언론에 보도되면서 시위 사실이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이번 시위에 대한 언론 보도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확산을 철저히 막고 있다. 중국 주민 대부분은 시위 사실을 알지 못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4일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시위에 대한 질문에 “관련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본인 소셜미디어에 관련 사진이나 글을 올렸다가 계정이 삭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베이징의 한 고가도로에서 발생한 시위와 관련한 게시물을 위챗에 올린 누리꾼 수백명의 계정이 차단됐고 그 가운데 일부는 영구 폐쇄됐다”고 전했다.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의 고가도로 쓰퉁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반대하는 돌발 시위가 발생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13일 오전 중국 베이징 시내의 고가도로 쓰퉁교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반대하는 돌발 시위가 발생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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