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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훈련장 총격까지…‘징집령’ 혼란 빠진 러시아, 엎친 데 덮친 격

등록 2022-10-16 14:21수정 2022-10-17 02:47

우크라 동부 국경 인근 지역서 발생
우크라 측 “타지키스탄 출신, 종교 탓 범행”
러시아 남서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인 벨고로드에 있는 변전소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격을 당해 불타고 있다. 벨고로드/AFP 연합뉴스
러시아 남서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인 벨고로드에 있는 변전소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격을 당해 불타고 있다. 벨고로드/AFP 연합뉴스

러시아 정부가 동원령을 내린 예비군들을 우크라이나 전투에 투입하기 시작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접경의 군 훈련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전쟁 투입을 앞둔 군인 11명이 숨졌다. 러시아군은 이 사건을 테러로 규정했다.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각) 러시아 국방부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까운 러시아 남서부 벨고로드의 사격 훈련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참전을 자원한 병사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성명을 내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특별 군사작전’ 참가를 원한 이들이 사격 훈련을 하던 중 테러리스트들이 소형 화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러시아 독립 언론 매체 <소타 비전>은 사고가 난 사격장은 벨고로드시에서 남동쪽으로 105㎞ 떨어진 국경 지역의 솔로티 마을에 있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예비군 동원령을 내려 국내에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징병을 피해 젊은이들이 외국으로 대거 빠져나가는 등 러시아 국내 혼란이 그치지 않는 가운데 발생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예비군 징집이 2주 안에 끝날 것이라며 추가 징집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한 이들은 과거 소련에서 독립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출신자들이라고 전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온라인 인터뷰에서 이들이 타지키스탄 출신이며 종교를 둘러싼 논쟁 끝에 총격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타지키스탄은 이슬람교도가 국민의 95%에 이르는 나라다.

벨고로드 지역은 러시아군의 유류 저장소와 탄약고가 있는 보급 요충지이며, 최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이어졌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지난 13일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의 학교, 아파트, 변전소 등에 대한 공격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전투는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주변에서 다시 격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도네츠크주 등 돈바스 지역 상황이 아주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역의 교통 요충지인 바흐무트는 자국군이 여전히 지켜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피>(AP) 통신은 러시아군이 남부 지역에 대한 폭격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발렌틴 레스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자포리자 원전 근처 도시인 니코폴의 주거 지역에 폭탄이 떨어져 주민 2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14일 당분간 추가적인 대규모 공습은 필요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파괴 목표로 삼은 29곳의 기간시설 가운데 7곳은 파괴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공격이 재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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