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에 폭발로 인해 화재가 난 뒤 헬기가 불을 끄기 위해 물을 날라다 붓고 있다. AP 연합뉴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사고의 용의자 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크림대교를 폭파한 용의자로 러시아인 5명과 우크라이나인과 아르메니아인이 포함된 8명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방보안국은 조사 결과 폭발물이 2만2770㎏ 상당의 플라스틱 필름 롤 22개에 감춰져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폭발물은 8월 초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항에서 보트로 불가리아에 옮겨졌다가 다시 조지아의 포티 항으로 운송된 뒤 육로로 아르메니아를 거쳐 러시아로 들어왔다. 지난 6일에는 크림대교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경유지인 러시아 남부 크로스노다르에 도착했으며, 이 과정을 모두 우크라이나 요원들이 조직하고 조율했다고 연방보안국이 밝혔다. 연방보안국은 크림대교 폭발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와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정보부장이 조직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크림대교에선 8일 새벽 강력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일반 차량용 다리에서 화물차량이 폭발하면서 불길이 위쪽 철도용 다리에 있던 화물열차의 탱크로 옮겨붙으면서 큰 화재가 났다. 이 사고로 다리 일부 시설물이 무너졌고 세 명이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공식적으로 이 사건과 자신들의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서둘러 조사위원회를 꾸려 9일 이 폭발의 배후에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인 국방정보본부가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 조사 결과에 근거해 10일 오전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해 보복 공습을 감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 적어도 19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또, 발전소, 수도 시설, 건물 등 인프라가 대거 파괴됐다.
푸틴 대통령은 10일 러시아 국가안보회의에서도 “크림대교 폭발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가 배후인 테러 행위”라면서 “우리 영토에서 이런 일들이 계속된다면 러시아의 대응은 가혹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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