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4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이 미국 대통령 선거의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유럽·아시아 등 주요국 증시는 초접전 양상을 보인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일제히 상승 랠리를 펼쳤다.
4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2.20%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3.85% 급등했다. 시장 투자심리는 백악관 승자뿐 아니라 미국 상·하원 의회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받았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유지하게 되자, 민주당이 내건 팽창적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 하지만 또 다른 기대감으로 더 큰 폭의 매수세도 찾아왔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동시 석권하면 공격적인 법인세 증세가 이뤄질 것으로 우려됐는데,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면서 이런 우려가 줄어든 것이다. 미즈호투자은행의 한 분석가는 “‘백악관 민주당-상원 공화당’ 구도라는 힘의 교착 판도(그리드락)가 시장에서 골디락(황금 장세)을 가져왔다. 이를테면 골디락의 그리드락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의회 간 힘의 분절 상태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자극을 위해 더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거라는 기대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뉴욕 증시 활황을 이끌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급등했다. 페이스북은 8.3%, 우버는 14.5% 치솟았다. 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애플도 4.1~6.3% 올랐다. <로이터> 통신은 “뉴욕 시장 랠리는 대선보다는 주로 팬데믹 영향과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이피>(AP) 통신도 “투자자들은 대선 결과 향방에 흔들리지 않고 견고하다. 여러 펀드매니저는 누가 백악관 주인이 되든 뉴욕 증시는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 최종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시장이 당분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시장에서 미 재무부 국채(10년물) 수익률은 투표 마감 직전에 연 0.94%로 올랐다가(채권가격 하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주장하자 연 0.75%로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조 바이든 승리 예상으로 채권 매수세가 약화됐다가 트럼프 승리 주장에 다시 매수세가 일어난 셈이다. 5일 아시아 증시도 글로벌 랠리에 동참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지수는 1.73%, 홍콩 항셍지수는 2.69%, 상하이 종합지수는 1.23% 상승했다. 앞서 영국·독일·파리의 유럽 증시도 1.67~2.44% 올랐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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