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로 중국 상하이 동방명주탑 앞에 설치된 전광판에 9일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표시돼 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최근 3주 동안 약 30% 급락하는 등 중국 증시의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상하이 지수 3주새 32% 폭락에
중국정부 공안당국까지 동원
공매도 제재…급락 일단 멈춰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
한국 등 대중무역국 타격 우려
중국정부 공안당국까지 동원
공매도 제재…급락 일단 멈춰
실물경기 위축으로 이어지면
한국 등 대중무역국 타격 우려
그리스 부채 위기로 유로존이 흔들리는 데 이어 중국 증시까지 요동치면서 세계 경제에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나서 대책을 쏟아내고는 있지만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줄 경우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 4월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석달 만인 9일 0.2%포인트 낮춘 3.3%로 내려잡았다. ▶관련기사 3면
최근 3주 새 32%나 폭락했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이날 5.76% 급반등한 3709.33으로 마감했다. 상하이지수는 2.13% 하락한 3432.45로 출발했으나 중국 정부가 공안당국까지 동원하는 대책 등을 내놓으며 강력하게 개입하자 오후에 급상승했다. 개장 초 한때 큰 폭으로 떨어지며 2000선을 밑돌았던 서울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0.58% 올라 2027.81로 거래를 마쳤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일 2500억위안(45조6000억원)을 긴급영역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9일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상장 주식 구매 현황을 매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향후 7일 동안 350억위안(6조7000억원)을 투입해 주식 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멍칭펑 공안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직접 조사팀을 이끌고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에 나타나 “악의적인 공매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관련 부처가 모두 나서 증시 떠받치기에 나선 셈이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정부가 3500선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팔 비틀기식 수단을 총동원한 것 같다”며 “주가가 더 떨어지면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의 중국 증시 폭락은 과열 양상을 보이며 단기간에 급상승한 데 따른 조정의 측면이 크다. 중국 기업들이 증시보다는 은행 대출로 자금을 마련하고, 국제 금융시장 개방도도 낮다는 점을 들어 중국 증시 불안이 다른 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증시 폭락은 기업과 소비자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투자와 소비가 줄면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레드 캐피탈리즘>의 공저자인 프레이저 하위는 <뉴욕 타임스>에 “주식은 실물경제와 바로 연결된다. 불안정이 확산되면 어떤 파문이 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고속성장하던 중국 경제가 올해는 연간 목표치인 7% 성장률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5일께 발표되는 2분기 성장률도 7%에 못 미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4% 상승에 그쳐 10개월 연속 1%대를 못 벗어났다. 내수가 중국 정부가 바라는 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은 “중국 증시가 예전에도 불안정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실물 경기가 나쁜데다 시장규모 역시 과거에 견줘 비교할 수 없이 커졌다”며 “정책 신뢰성이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 통제가 쉽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의 영향으로 원유와 철광석, 구리, 알루미늄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최근 일제히 하락 추세를 보였다. 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증시 급락→성장 둔화→수입 감소→세계 경제 불황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걱정하고 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8일 “중국 증시 폭락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국 경제가 얼마나 신속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9일 기자회견에서 “중국 증시 폭락이 국내에 가져올 파급 효과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커서, 우리 수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의해서 중국 경제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주가 폭락이 중국 내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657억300만달러였던 대중국 수출은 올해 상반기 640억5200만달러로 2.5% 감소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송경화 김효진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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