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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그렉시트’ 먹구름…그리스 ‘운명의 7월’

등록 2015-07-01 19:52수정 2015-07-06 16:00

벼랑 몰린 치프라스
국제통화기금(IMF)에 갚아야 할 채무 약 16억유로를 30일까지 갚지 못하면서 사실상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진 그리스에 7월 한달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운명의 달이다.

그리스한테는 이달 10일 단기 국채 20억유로의 만기가 돌아오고 13일에도 4억6000만유로를 국제통화기금에 갚아야 하는 등 채무 상환 시한이 줄줄이 다가온다.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연장안에 찬성하던지 아니면 반대하더라도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과 구제금융 협상 타결에 성공하지 않는 한, 그리스 혼자 힘으로 채무 상환은 어렵다.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가장 결정적인 날짜로 그리스가 유럽중앙은행(ECB)에 갚아야 할 약 35억유로의 만기인 오는 20일을 꼽는다. 유럽중앙은행이 유럽 부채 위기가 발생했던 2010년 매입한 그리스 국채의 만기가 이날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오는 20일 즈음이 그렉시트가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시기”라고 30일 보도했다.

20일 35억유로 부채 상환시기 맞아
유럽중앙은행이 지원 끊으면
그렉시트 발생 가능성

그리스 운명의 7월 주요 일정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20일 즈음을 그렉시트 발생 가능성이 있는 날로 보는 이유는 그리스 은행들의 절박한 사정 때문이다. 그리스 은행들은 요즘 유럽중앙은행의 긴급유동성지원(ELA)에 기대서 간신히 예금주들에게 예금을 내주며 버티고 있다. 그리스가 오는 20일 유럽중앙은행 채무를 갚지 않으면, 유로존 나라들이 유럽중앙은행한테 더이상 긴급유동성지원을 하지 말라고 압박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그리스 의회가 국민투표안을 통과시킨 지난 28일 긴급유동성지원을 끊지는 않았지만, 지원 규모를 늘리지 않는 ‘절충’을 선택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은 오는 20일 채무 미상환 때는 회원국의 압력 때문에 그리스에 긴급유동성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 은행들은 무너질 것이고,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 탈퇴를 택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조약에는 유로존 탈퇴에 관한 규정이 없어, 다른 유로존 국가가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나가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 그리스가 스스로 유로존을 나갈 수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앞으로 그리스가 선택할 수 있는 통화정책으로 크게 다섯 개의 시나리오가 있다고 전했다.

먼저,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는 경우로, 이때 그리스는 국제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 정책을 받아들여야 할 확률이 높다. 둘째, 유로존은 탈퇴하지만 유로를 계속 통화로 사용하는 경우다. 몬테네그로가 유로존 국가가 아니면서 유로를 사용한다. 이 경우 그리스는 발권력이 있는 중앙은행이 없기 때문에, 은행 지급불능이 국가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 취약한 은행들이 외국 자본의 손에 넘어가기도 쉽다. 셋째, 그리스가 새로운 통화를 발행하지만 유로에 새 통화를 연동하는 경우다. 에스토니아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뒤인 1992년 실제로 자국 통화를 독일 마르크에 연동했던 적이 있다. 역시,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자율성에 제약을 받는 단점이 있다. 넷째, 새 통화와 유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때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에 따라, 나중에는 그리스인들이 결국에는 유로 대신 새 통화를 쓰게 될 확률이 높다. 그리스인들이 가치가 큰 유로 대신 새 통화를 주로 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드라크마(옛 그리스 화폐)처럼 독자 통화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해 자국 통화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여, 그리스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은 그리스 정부가 임금과 연금을 같이 높인다면, 통화가치 하락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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