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각)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의 연례총회에 참석해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버밍엄/EPA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고소득층 대상 감세 계획을 철회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더 큰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3일(현지시각) 파운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1.13달러를 기록했다. 파운드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1% 가까이 오른 것으로, 영국 정부가 지난달 23일 대규모 감세를 핵심으로 하는 예산안을 내놓은 직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국채금리도 하락했다.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20%포인트 하락해 3.95%까지 떨어졌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하락하면서 이날 뉴욕 증시는 상승했다.
파운드화의 반등과 국채금리 하락은 이날 쿼지 콰텡 영국 재무장관이 소득 상위 1%를 대상으로 하는 최고세율 인하 계획을 철회한 결과다. 영국 정부가 지난달 23일 내놓은 예산안은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의 감세 계획을 담고 있어 전 세계 금융시장을 혼돈에 빠트렸다.
계획이 일부 철회되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혼란이 완전히 가시기 위해서는 더 큰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부자감세 철회 규모는 20억파운드(약 3조원)로 전체 감세 규모의 4.5%가 채 되지 않는다.
조던 로체스터 노무라홀딩스 통화 분석가는 일부 철회 결정에 대해 “상징적인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다”며 “(영국 정부가) 시장과 정치권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신호이기는 하지만 큰 공약을 뒤집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네덜란드 라보은행의 제인 폴리 통화전략 담당자도 “이번 유턴이 영국 정부를 비판으로부터 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장의 신뢰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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