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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아테네 중심가는 흥청망청…빈민은 끼니 걱정

등록 2015-07-12 19:37수정 2015-07-12 21:00

9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연금생활자들이 연금을 받기 위해 국립그리스은행 지점 앞에 줄을 서 있다.  테살로니키/블룸버그 연합뉴스
9일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연금생활자들이 연금을 받기 위해 국립그리스은행 지점 앞에 줄을 서 있다. 테살로니키/블룸버그 연합뉴스
NYT “금융위기로 빈민들 고통”
3차 협상 타결돼도 빈곤 심화
그리스 아테네 외곽 도시인 케라메이코스에 있는 성당은 예전에는 찾아오는 누구에게나 무료 급식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득이나 실직 관련 서류로 진짜 빈곤층임을 증명하는 사람에게만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경제 위기가 깊어지면서 무료 급식소를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 전처럼 운영하다가는 급식소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기 때문이다. 이그나티오스 모스초스 신부는 “식품을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앞으로 더 어렵고 힘들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11일 그리스 금융위기로 빈민들이 가장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피한다 하더라도 어려움은 더 깊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제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사이에 3차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돼도, 그리스 정부는 사회복지비 등 정부 지출은 줄이고 세금은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빈곤은 위기가 시작된 5년 전부터 심화됐지만, 현지 구호단체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된 은행 영업중단 같은 자본 통제 이후 눈에 띄게 악화했다고 밝혔다. 구호물자를 제공해주는 곳은 줄어들고 있는데, 음식과 옷 그리고 약품의 수요는 지난 2주 동안 5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모든 그리스인들이 금융 위기로 고통받는 것은 아니다. 아테네 중심가 카페에는 여전히 자정을 넘어서까지 먹고 마시며 수다를 떠는 여행자들과 그리스인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스중앙은행이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들 중에서 그리스가 소득 불평등이 심각한 나라 중 하나라고 자인할 정도로, 그리스의 빈부 격차는 상당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그리스 지니계수는 0.34로, 포르투갈(0.341) 정도를 제외한 다른 유로존(유로를 쓰는 유럽 19개국) 국가보다 소득 불평등 정도가 심했다.

그리스 제과점 체인 업체인 ‘베네티스’는 하루 빵 생산량 3분의 1에 해당하는 10만개를 매일 구호물자로 나눠주고 있는데, 형편이 어려운 외곽 지역에서는 빵을 두고 사람들끼리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아테네에서도 관광객들이 잘 가지 않는 외곽에 해당하는 오모니아 광장만 가더라도 누더기 옷을 입고, 길가에서 잠을 자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구호단체의 무료 샤워 시설이나 세탁기를 이용해 빈곤을 감출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사람들이라고 한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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