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안 반대 이후
메르켈·올랑드 파리서 긴급 회동
“그리스, 중장기 계획 내놔야”
ECB, 30억 유로 지원 요청 거부
치프라스, 새 협상안 제출 준비
미국 “그리스, 유로존 남도록 해야”
메르켈·올랑드 파리서 긴급 회동
“그리스, 중장기 계획 내놔야”
ECB, 30억 유로 지원 요청 거부
치프라스, 새 협상안 제출 준비
미국 “그리스, 유로존 남도록 해야”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연장 협상안을 거부한 그리스의 선택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아닌 ‘새로운 출구’를 열 수 있을까? 유로존 국가들의 부정적인 기류에도 국제 채권단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여전히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해 7일 저녁(현지시각) 유로존 정상회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도 유럽 정상들에게 그리스와의 타협을 촉구했다.
메르켈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우리는 명백하게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있다고 말해왔다”고 공동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동시에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의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한 요건이 현재 충족돼지 않았다”며 “따라서 그리스 총리가 우리에게 그리스의 다음 행보가 무엇인지 밝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번주 안으로 그리스를 번영과 성장으로 이끌 엄밀한 중장기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못박았다. 유화적인 반응을 보이는 듯하면서도 결국 그리스에 다시 공을 넘겨, ‘그리스의 변화 없이는 협상도 없다’는 기존의 강경한 태도를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지난달 30일 채권단에 2년 동안 유럽재정안정화기구에서 290억유로(약 36조원)의 신규 대출과 채무를 재조정하는 내용의 ‘3차 구제금융’ 협상안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한 바 있다.
영국 <가디언>은 7일 정상회의를 앞둔 유로존 정상들의 입장은 여전히 갈려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그리스의 숨통을 틔울 타협안을 요구하는 반면, 독일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북유럽 국가들은 승리감에 들뜬 그리스가 은행 폐쇄와 고립이라는 냉정한 현실을 몸소 깨닫게 놔두는 쪽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조시 어네스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그리스 국민투표는 끝났지만 백악관의 입장은 동일하다”며 “(양쪽이) 그리스의 경제성장과 그리스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과 지원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리스가 유로존의 일부로 남을 수 있는 방식으로”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협상안 제출에 앞서 치프라스 총리도 국내에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들로부터 정부안에 대한 지지를 받아냈다. <비비시> 방송은 “(치프라스 총리가) 30%의 직·간접적 채무 탕감을 요청” 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부채의 30%는 약 951억유로(118조원)에 해당한다. 앞서 공개된 국제통화기금의 보고서는 530억유로(약 66조원)의 부채를 탕감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그리스의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현재의 890억유로 규모에서 증액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그리스 정부가 추가 30억유로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전하고, <로이터>는 치프라스 총리가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와의 통화에서 그리스에서 자본통제를 풀어야 하는 “즉각적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그리스의 자본통제는 적어도 10일까지 계속되고, 현재 그리스 은행들의 잔고가 비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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