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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그렉시트 최악 사태는 피하자…‘그리스 협상’ 25일 타결 기대감

등록 2015-06-23 20:17수정 2015-07-06 16:17

메르켈 “그리스가 유로존 남기 희망”
융커 EU집행위장 “이번주 합의 확신”
FT “그리스 지원할 수밖에 없어”
“나를 포함해 모든 협상 파트너들이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희망한다.”

22일 늦은 저녁 벨기에 브뤼셀. 유로존(유로화 통용 19개국) 긴급 정상회의가 끝난 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5개월 가까이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왔던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에 마침내 출구의 빛이 비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주에 최종 합의에 이를 것으로 확신한다. 이유는 간단한데, 이번주 안에 합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23일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유럽연합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의 새 협상안이 국제채권단이 요구하는 조건의 90%를 충족했다”고 전해, 최종 합의가 가까워졌음을 전했다. 23일 아시아 증시와 유럽증시는 그리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도널드 투스크 유럽연합 정상회의 의장은 “모든 협상 당사자들이 해결책을 찾으려 온힘을 다했다”며, 이제 남은 목표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24일 저녁 회의에서 협상 패키지에 합의하고 25일 오전 유럽연합 정상회의에서 이를 최종 승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도 “이제 공은 유럽연합 지도자들에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와 유로존 정상회의가 잇따라 열릴 때만 해도 협상 타결 전망에 낙관과 비관이 어지럽게 뒤섞였다. 그러나 그리스와 채권단 모두 ‘그렉시트’(그리스의 디폴트 선언과 유로존 탈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원칙적 대의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고통스런 현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은 그리스와의 구제금융 협상이 어떻게 되든 그리스를 계속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값비싼 진실을 인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30일은 그리스 구제금융프로그램 종료일이자,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유로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시한이다. 7~8월에도 국제통화기금 부채, 그리스 국채와 재무부 채권 등 그리스가 갚아야 할 빚이 어림잡아 110억유로에 이른다. 구제금융 연장 없이는 국가 파산을 피할 수 없다. 그리스는 새 협상안에서 연금 지출 축소, 공공부문 임금 삭감, 부자 증세 등에 합의했으나, 간접세인 부가가치세 인상률 등 몇몇 세부 항목을 놓고 채권단과 이견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일준 기자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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