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인들이 7일 우크라이나 서부도시 르비우에서 전사자 장례식을 하고 있다. 리비우/AF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포로를 사살하는 동영상이 나돌자, 우크라이나 당국이 “전쟁범죄”라며 보복 등 대응을 다짐하고 나섰다.
최근 온라인에 올라온 문제의 동영상은 러시아군에 포로로 붙잡힌 우크라이나 병사가 얕은 참호에서 담배를 피우다 자동화기로 사살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러시아군으로 의심되는 병사는 욕설과 함께 “죽어라”라는 말과 함께 총격을 했으며, 우크라이나 병사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이라고 외치며 숨을 거뒀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비무장 포로 사살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비무장 포로를 사살하는 것은 국제인권법 규범에 대한 냉소적이고 뻔뻔한 위반”이라며 “이는 전사가 아니라 쓸모없는 살인자가 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군당국은 1차 조사 결과 사살된 병사가 우크라이나군 제30기계화여단 소속인 티모피 미콜라요비치 샤두라로 보인다며 정확한 신원은 그의 시신이 돌아온 뒤에나 확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샤두라는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격전지 바흐무트 근처에서 실종됐다. 제30기계화여단 대변인은 샤두라가 1982년 키이우 서쪽 지토미르 지역에서 태어났으며 지난해 12월 군에 소집되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의 시신이 아직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에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외교부장관 드미트로 쿠레바는 이에 대해 “이 전쟁이 집단학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며 국제사법재판소의 “즉각적인 조사”를 요구했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안드리 코스틴은 이에 대한 수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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