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AP 연합뉴
우크라이나 전쟁 1년 동안 확인된 러시아군의 전사자 숫자만 1만6천여명이며, 실제는 이보다 두배는 될 것이라고 러시아 독립 언론이 집계했다. 올해 1월 들어서는 전사자 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독립 언론 ‘미디어조나’와 자원봉사자들이 <비비시>(BBC) 러시아 지국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및 용병 전사자를 조사해보니 1만6071명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전사자는 지난주에만 935명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조나는 가족에게 아직 통보되지 않거나 전장에서 확인되지 않는 전사자 등 누락되거나 파악되지 않은 전사자들이 많아, 실제 전사자는 확인된 숫자의 두 배가량인 3만2천여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3만2천여명이라는 수치의 근거를 이 단체는 제시하지는 못했다. 전사자를 포함해 부상자, 실종자 등 사상자 전체는 적어도 14만4500명이라고 이 단체는 추정했다.
<비비시> 러시아 지국의 올가 이브시나 등 기자들과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독립언론 포털 ‘미디어조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 지역의 자원봉사자와 함께 정부가 발표하는 전사자 및 각 지역의 전사자 부고 그리고 묘지 등을 확인해 전사자 통계를 집계해왔다. 이들이 작성한 통계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으며 전사자 통계 중 가장 과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서방 쪽에서는 러시아군의 사상자가 20만~25만명이고, 그 중 6만~7만여명 정도가 전사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미디어조나의 통계는 서방 추정치보다는 절반 이하이지만 러시아 쪽 발표보다는 많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9월21일에 5937명의 러시아 병사가 전사했다고 발표했을 뿐이다.
미디어조나는 지난해에는 매주 250~300명 정도의 전사자가 보고됐는데, 올해 1월 들어서는 두배로 늘고 2월 들어서는 더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전사자 급증은 러시아군이 바흐무트 전투 등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희생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단체는 말했다.
전사자는 출신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인구 1200만 대도시 모스크바에서는 전사자가 92명 확인된 반면, 소수민족이 많이 살고 비교적 가난한 부랴티아·바시코르토스탄·다게스탄·스베르들로브스크 등 4개 지역에서는 1800명의 전사자가 나왔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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