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객이 2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로마 플루미시노 국제공항에서 보건요원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가 중국 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 의무화 등 방역조치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29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중국의 코로나19 유행이 “유럽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영국의 <비비시>가 보도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이런 판단의 근거로 △유럽연합(EU)에 백신접종 등을 통해 면역력이 있는 인구가 많고 중국에서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유럽에서 유행했던 변이라는 점 등을 들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는 그러면서 “우리는 사태를 예의주시할 것이며 필요하면 비상조치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한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입장은 미국과 일본, 인도, 이탈리아 등이 중국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전수검사 등 방역조치 강화에 나서는 것과 다른 접근이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 집행부인 유럽위원회(EC)는 이날 회원국 보건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유럽연합보건안전위원회를 열어 코로나 19 관련 중국 입국자들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 여부를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이견이 불거지자 조율에 나선 것이다. 유럽위원회는 “심각한 역외 보건위협에 대해 국가별 대응을 조율하는 것은 중대하다”며 “우리는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는 만큼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최근 자국에서 도입한 중국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유럽연합 전역에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브리짓 오트랑 프랑스 보건위험평가위원장은 프랑스 방송에 출연해 “과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 상황에서 다시 국경에 통제를 되살릴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독일도 전날 중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제한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독일 보건부 대변인은 “중국의 신종 코로나19 발병 상황을 보면 위험한 변이가 나타났다는 단서가 없다”며 “그럴 경우 합당한 입국제한 조처가 뒤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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