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이 방역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검역 및 등록 절차를 거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다음주부터 수도 베이징으로 향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기들에 대해 주변 도시를 경유한 뒤 착륙하도록 했다. 갈수록 늘고 있는 코로나19 국외 역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20일 항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베이징으로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에 대해 원칙적으로 23일부터 주변 도시를 경유하라는 지침을 각 항공사에 이날 오전 통보했다. 일부 중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경유·우회 착륙을 시범적으로 실시한 뒤에 이달 말부터 확대 실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앞당긴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항공사의 베이징행 항공편도 직항이 아닌 경유편으로 운항하게 됐다. 대한항공은 23일부터 중간 경유지를 산둥성 칭다오로 지정해 베이징행 항공편을 운영하기로 하고 관련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쪽은 26일부터 중간 경유지를 랴오닝성 다롄으로 지정해 경유·우회 운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항국은 이날부터 중국국제항공(CA)과 하이난항공(HU)의 베이징행 항공편을 대상으로 톈진·스자좡·타이위안·후허하오터·어얼둬쓰 등지의 공항을 경유해 우회 착륙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유 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입국 수속을 하고 위탁 수화물을 찾은 뒤 검역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어 이상 증세가 없는 승객에 한해 타고 온 항공기에 재탑승한 뒤 베이징 공항으로 이동하게 된다. 경유 공항에서 검역 등을 거쳐 재출발하는 데까지는 줄잡아 5~6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으로 입국한 모든 국제선 승객은 지난 16일부터 시행된 방침에 따라 지정된 호텔에서 자비로 14일 동안 의무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집계 결과, 국외에서 역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는 19일에만 39명이 추가됐다. 특히 역유입 확진자 발생 지역이 광둥성(14명)·상하이(8명)·베이징(6명) 등 모두 12개 성·시 지역으로 확대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까지 누적 역유입 확진자는 228명까지 늘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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