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입국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29일 인천공항의 항공사 체크인 부스가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연일 늘고 있다. 외교부가 집계한 1일 오전 5시 기준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하는 국가(지역)은 전날 밤보다 2곳이 는 78곳이다. 외교부는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노력 등을 설명하며 입국 금지 등의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일정 기간 막는 지역은 36곳으로 밤사이 앙골라가 추가됐다. 앙골라는 3일부터 한국, 중국, 이란,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알제리에서 출발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주말 동안 베트남, 키르기즈스탄 등도 한국발 입국을 금지했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 29일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도 임시로 불허했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하노이 노선에 대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대신 하노이에서 차량으로 3시간가량 떨어진 꽝닌성 번돈공항을 이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당국은 이 같은 조치를 현지시간으로 2월29일 오전 8시15분(한국시간 오전 10시15분)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을 오전 8시30분께가 돼서야 각 항공사에 전화로 통보해, 이날 오전 10시10분 승객 40명을 태우고 인천에서 출발한 하노이행 아시아나항공 OZ729편이 이륙 후 40분이 지난 뒤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검역 강화나 일정 기간 격리 등 입국 절차를 강화한 곳은 중국을 포함해 43곳으로 전날보다 1곳 증가했다. 나이지리아가 한국, 중국,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방문한 후 입국한 외국인 무증상자를 14일간 자가격리하면서 대열에 합류했다. 앙골라는 29일부터 한국·중국·이란·이탈리아 등에서 온 사람은 14일간 지정병원에서 격리하고 3일부터는 입국 금지를 한다고 밝혀, 명단에 중복으로 올라 있다.
중국은 산시(섬서)성이 한국과 일본 등 고위험지역에서 오는 모든 입국자를 국적 불문하고 지정호텔에 격리하면서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절차를 강화한 성과 직할시가 전날 11곳에서 12곳으로 늘었다. 광둥·랴오닝·산둥·산시·산시(섬서)·상하이·쓰촨·장쑤·지린·톈진·푸젠·헤리룽장성 등이다.
외교부는 아직 미국은 입국 제한 국가로 집계하지 않았지만, 펜스 부통령은 29일(현지시각)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미국을 방문하는 이들에 대한 의료검사(medical screening)와 관련해 두 나라와 협력할 것을 국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혀, 제한 조처를 예고했다.
세계 각국의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 사항은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www.0404.go.kr/dev/newest_list.mofa)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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