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월17일 대만군 특전사 요원들이 대만 중부 타이중에서 연례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 타이중/AFP 연합뉴스
중국의 침공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 특전사와 해병대 병력 일부가 비밀리에 대만에 머물며 대만군 훈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 특전사 요원과 지원 병력 등 20여명이 대만 지상군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다. 또 미 해병대 소속 일부 병력도 대만 해군 쪽에 소형보트 작전 등 상륙작전 대비용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 신문은 군 소식통의 말을 따 “미군 특전사와 해병대 병력은 순환 근무 방식으로 대만군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도 “미 특전사와 해병대가 얼마나 오랫동안 대만군을 훈련시켰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며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미군 병력이 대만에 순환 배치돼 대만군 훈련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와 대만을 관할하는 인도-태평양 사령부 쪽은 관련 보도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존 서플 미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어 “특정 작전이나 훈련 등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다만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과 미국-대만 군사 관계는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위협과 관련돼 있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플 대변인은 “중국이 대만 인근과 동중국해·남중국해 일대에서 대만과 기타 동맹 우방국을 위협하고 압박하기 위한 군사적 조처를 강화하면서, 지역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오판에 따른 위험을 증가시키고 있다”며 “중국 쪽은 대만해협 양안(중국-대만)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타이완 뉴스> 등 대만 매체는 지난해 11월 “미 해병대가 대만 해군 초청으로 4주 일정으로 대만 해군을 훈련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지난 5월엔 “연례 ‘한광 37’ 훈련 직후 미 특전사 병력이 대만 특전사 요원을 훈련시킬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달 들어 중국군은 지난 1일부터 나흘 연속으로 전투기와 폭격기 등 공군기 모두 149대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는 등 무력 시위를 벌이는 등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 4일 “대만해협 일대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대만이 충분한 방어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대만을 겨냥한 군사 외교 경제적 압박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중국 쪽에 촉구한다”며 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지난 6일 현지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오는 2025년까지 대만에 대한 전면적 침략을 감행할 준비를 완벽하게 끝낼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벨기에를 방문 중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대만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비비시>(BBC) 쪽 질문에 “그런 날이 오지 않도록 하기위해 지금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징/정인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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