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상대로 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침입 등 군사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만 국방장관이 “2025년 이후 중국이 전면적으로 대만을 침공할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국방장관)은 6일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현재 대만 해협을 둘러싼 정세에 대해 “내가 군에 들어온 뒤 지난 40년 동안 가장 엄혹한 상황이다. 2025년 이후 (대만 침공으로 인한) 중국의 비용과 손해가 최저 수준이 돼 전면적인 대만 침공의 능력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대만 행정원은 이를 막기 위해 지난 9월 사정거리가 긴 장거리 미사일의 양산을 위해 2022년부터 5년 간 최대 2400억대만달러(약 10조원)의 특별예산을 편성하기 위한 법안을 입법원에 제출했다. 이 법안의 설명 자료에도 중국이 원자력 잠수함과 미사일 구축함 등을 배치해 “2025년 이후 중국이 하루가 다르게 대만 해협 주변을 봉쇄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경계하는 내용이 나온다. 앞서 필립 데이비슨 전 미 인도·태평양 사령관도 지난 3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은 분명 그들(중국)의 야망 중 하나다. 그 위협이 이후 10년 안에 분명해질 것이다, 사실 6년 이내”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향후 4~6년 내에 대만을 침공하는 ‘군사적 오판’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셈이다.
차이잉원 총통도 중국을 향한 경계감을 재차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6일 여당 민진당이 주최한 온라인 회의에 참석해 “중국의 행동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태를 막기 위해 자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은 1일 국경절 연휴가 시작된 뒤 5일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150기가 넘는 군용기를 띄워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을 침입했다.
그러자 대만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쑤전창 행정원장은 5일 “중국의 행동이 점점 더 도를 넘고 있다. 중국이 지역의 평화를 거듭 침해하고 대만을 압박하고 있는 것을 세계가 보고 있다. 쉽게 무력을 쓰지 못하도록 우리 자신이 강하게 되고 단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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