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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군대 존중하나 통치 원치않아 엘바라데이·무사가 대안 될수있어”

등록 2011-02-08 20:26수정 2011-02-09 08:28

사드 하그라스
사드 하그라스
[조일준 기자의 이집트 통신] 일간지 편집장 하그라스 인터뷰
현행 헌법 효력정지 한뒤 새 리더십 창출방안 내야
이집트 사태가 시위와 협상이 공존하는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30년 집권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시기와 ‘포스트 무바라크’ 체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이런 전망은 이집트 국민의 진짜 요구가 무엇인지, 8일(현지시각)로 보름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집트 최초의 경제일간지 <알알람 알윰>의 편집장이자 진보적 지식인 사드 하그라스를 7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금 이집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독재와 부패, 무바라크 정권 전체에 맞선 혁명”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이집트에선 정치와 경제, 권력과 돈이 한살림을 차렸는데도 이를 제지할 메커니즘이 없다”고 말했다. 권력층의 극심한 부패도 여기에서 비롯했다. “무바라크와 그의 가족이 무려 700억달러의 사재를 챙긴 사실이 들통났다. 그의 사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집트 국민은 통치체제의 변화를 원한다.”

그의 주장은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만난 시민들의 요구와도 일치했다. 남편의 무역회사에서 일하는 중산층 여성인 네르민 나이엠(33)은 “정책을 바꾸고 내각을 개편하는 것은 아마추어다. 신세대는 새로운 사고를 한다. 우리는 새 대통령이 아니라 새로운 어젠다를 원한다”고 말했다. 카이로 아메리칸대학의 알리 아흐메드 교수도 “이것은 ‘시위’가 아니라 ‘혁명’”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원하며, 그런 사람을 우리 손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그라스 편집장은 “무바라크 정권의 종말은 시간문제”라며, 그 시기는 타흐리르 광장 시위에 대한 대중적 지지 정도, 군부와 미국의 태도,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어쨌든 지금 이집트에선 역사적 사건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집트 근대사에서 이런 혁명은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군의 태도에 주목했다. “이집트에서 국민과 군대의 관계는 매우 독특하다. 군은 한번도 국민을 학대하지 않았고, 변혁의 수단이었으며, 1952년 나세르 혁명 이후 59년간 집권해왔다. 이집트 국민은 군대를 자신들의 친구로 여기며 존중하지만, 그렇다고 군의 통치를 원하지는 않는다. 군은 지배자로 필요한 게 아니라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필요하다.”

이집트 야권 세력이 취약한 건 아니냐는 물음에 하그라스는 “야권에도 정치집단과 지원세력, 좌에서 우, 세속주의에서 이슬람주의까지 다양한 그룹이 있다”며 이집트가 30년째 비상계엄 아래 있으면서도 수백만명이 반독재 시위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변화의 희망이 없다”며 “개헌 또는 현행 헌법의 효력정지 상태에서, 새로운 사회계약에 바탕해, 모든 정치세력이 공동의 대의를 갖고 참여하는 독립적 혁명위원회나 국민연맹을 구성하는 것이 차기 리더십 선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의 이집트 통신
조일준 기자의 이집트 통신
끝으로, 누가 차기 지도자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던졌다.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나 암르 무사 아랍연맹(AL) 사무총장은 국내외에서 저명하고 존경받는 인물이어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무슬림형제단도 ‘집권에 관심 없다’고 밝혔지만 무시할 수 없는 정치세력이다.”


카이로/글·사진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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