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침공한 이스라엘군이 유엔 시설과 병원, 민간인, 언론인 가릴 것 없이 무차별로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시각) 가자시티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 본부 건물에 포탄을 쏴 최소 3명이 다쳤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난민기구의 크리스 구니스 대변인은 폭격당한 건물은 이스라엘의 공세를 피해 대피한 약 700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건물에 불이 붙어 난민 구호식량과 의약품 등이 크게 손실됐다. 유엔 관계자는 건물에 떨어진 폭탄은 화재와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국제인권단체들이 사용 규제를 요구해온 백린탄이라고 밝혔다.
때마침 이스라엘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강한 항의와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건물에서 (이스라엘 군을 향한) 공격이 있어 반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 군은 지난 6일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공격해 어린이를 포함한 45명을 숨지게 한 데 이어 8일엔 유엔 구호차량을 공격했다.
유엔 건물이 피폭된 이날 알쿠즈 병원에도 이스라엘 군의 포탄이 떨어져, 약국 병동이 불에 타고 환자 400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또 폭스·스카이·알아라비야 등 텔레비전 방송사 등이 입주한 알슈루크타워도 폭탄에 맞아 여러 명의 기자가 다쳤다고 <에이피> 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전투지역을 탈출하려던 민간인들에게까지 총격을 가했다는 내용의 자세한 증언들이 <비비시>와 이스라엘 인권단체에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접경 쿠자마을 주민인 무니르 샤피크 알나자르는 12일 아침 이스라엘군의 명령에 따라 일가 친척 75명과 함께 학교로 피신하다가 총격을 받았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이스라엘 침공 20일째 이날 팔레스타인의 인명 피해는 1100여명으로 늘어났다.
조일준 류이근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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