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동반관계 계획 잠정 중지
볼리비아·베네수엘라도 “국교단절”
볼리비아·베네수엘라도 “국교단절”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으로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서면서,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침공에서 언론의 취재를 철저히 제한했지만, 결국 여론전에서 하마스에 밀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과 정치 및 외교, 무역 등에서 ‘특권적’ 동반관계를 맺기로 한 계획이 가자침공으로 일시 중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여름 유럽연합과 이스라엘은 더 가깝고 두터운 상호간 협력관계를 맺기로 결정한 바 있으며, 오는 5~6월께 정상회의를 열어 새로운 협정을 공표할 예정이었다.
이런 조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주도하고 있다. 주이스라엘 유럽연합 대사인 라미로 시브리안 우잘은 14일 “가자 침공은 이스라엘과 27개 유럽연합 회원국간 관계를 평소처럼 전개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내달 총선을 앞둔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앞서 평소 친미성향을 보여온 체코(유럽연합 순회의장국)은 “이스라엘 침공은 방어적”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가, 프랑스와 영국 등의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14일 가자 침공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국교관계를 단절하기로 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잔혹한 박해가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네수엘라는 6일 카라카스 주재 이스라엘 대사에 추방령을 내렸다.
<타임> 온라인판은 14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에 대한 취재만 일부 허용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취재를 통제하는 이스라엘이 외려 역풍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취재 제한으로 가자에 지국을 두고 있는 아랍 언론들의 사실상 독점적 보도가 하마스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은 지난해 미 대선에서 ‘배관공 조’로 이름을 알린 뒤, 보수 인터넷 매체 <파자마스> 특파원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침공을 취재 중인 사무엘 조셉 워젤바커가 연일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를 보도하는 해외 언론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배관공 조의 불만은 군사력에서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는 이스라엘이 여론전에서는 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배관공 조는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붕괴를 바라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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