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접경한 레바논 남부의 알-부스탄 마을의 한 가옥에 15일 이스라엘방위군이 발포한 포격이 쏟아지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상군 진입을 경고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과의 북쪽 국경에서 헤즈볼라 및 하마스 등과의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레바논과 국경을 접한 이스라엘 북부 마을 슈툴라에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사이 전투가 벌어져, 이스라엘 민간인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쪽이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대원 2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박격포와 미사일로 공격해서, 대응 포격을 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자신들의 미사일 공격은 최근 레바논에서 포격전 중 숨진 로이터 카메라 기자 등 민간인 3명의 죽음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은 15일 공격에서 헤즈볼라 군 시설을 겨냥했다고 밝혔으나, 레바논 국영 통신은 아이타 알-샤아브 및 마을 두 곳이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레바논 남부의 연안도시 나쿠라의 유엔 평화유지군 시설도 포격을 받았다. 레바논 언론들은 레바논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려고 로켓을 발사했으나, 유엔 기지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어느 쪽이 로켓포 공격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시각)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북부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수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레바논 영토에서 발사된 대전차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최소 1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AFP/연합뉴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대원들은 이스라엘군을 피해 레바논 남부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헤즈볼라와 함께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진입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전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제2전선’을 열기 위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레바논에서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9일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이슬람주의 무장 정파인 ‘이슬람지하드’ 대원들은 레바논에서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침투해, 이스라엘군과 교전해 이스라엘군 장교 1명을 사살했다. 이 교전에서 이슬람지하드 대원 2명이 숨지고, 1명은 레바논으로 도주했다. 이슬람지하드는 이번 일을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에서 매일 충돌이 벌어지자, 이스라엘은 레바논 내의 접경 지대를 민간인 출입을 금지하는 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과 국경을 접한 북쪽 4㎞ 지대를 폐쇄군사지대로 선포하고는, 해당 지역 안으로 민간인이 들어가지 말라고 명령했다. 이스라엘은 이 지역 주민들은 피난하라고 명령했다.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혁명수비대도 시리아의 데이르 에주르에 주둔했던 병력을 이스라엘 국경과 가까운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으로 재배치했다고 시리아 정부의 고문이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란의 이런 움직임은 방어 차원이라고 말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날 알자지라와 회견에서 “만약 전쟁의 범위가 확장되면, 중대한 피해가 미국에 떨어질 것이다”고 경고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