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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가자 1만명 사상…이 지상군 ‘초밀집 시가전’ 예고

등록 2023-10-13 15:39수정 2023-10-17 16:46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충돌 엿새째인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12일 자정께(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 절반에 해당하는 인원에 대해 대피령을 내린다고 유엔에 통보했다. 가자지구 내 지상군 진입이 임박했음을 내비친 것인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는 “거짓 선전전”이라며 주민들의 피난을 막았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단체 하마스의 지난 7일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무장충돌 엿새째인 이날 성명을 내어 “가자시티 내의 모든 민간인에게 스스로 안전과 보호를 위해 집에서 남쪽으로 24시간 이내에 대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대피령 발령 지역
가자지구 대피령 발령 지역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는 군사작전이 벌어질 구역”이라며 “지도에서 볼 때 와디 가자 이남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밝혔다.  “당신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는 하마스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떨어져라”라고 경고했다. 또한 “앞으로 며칠 내에 가자시티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대피령은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입이 임박했음을 내비치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지상군의 가자지구 진격에 대해 “아직 정치 지도자들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며 하마스를 겨냥한 지상작전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이스라엘은 36만명 규모의 예비군을 소집하는 등 대규모 군사작전을 예고해 왔다.

유엔은 이번 대피령에 해당하는 지역에 사는 주민이 110만명이라며 이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 220만명의 절반에 이르는 인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주의적으로 황폐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고 이런 대규모 이동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중환자들에게 이번 대피령은 사형 선고와 같다고 비판했다.

13일 가자지구에 있는 이슬람 대학의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지고 파괴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13일 가자지구에 있는 이슬람 대학의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지고 파괴된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발표 뒤 “역겨운 심리전에 맞서 단호하게 대처하고 집에 있으라”며 주민에게 피난을 떠나지 말라고 했다. 데페아(DPA) 통신은 가자지구 보안 당국자가 주민들이 북쪽에서 떠나는 길이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하마스가 일부 주민들의 피난을 막고 북쪽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했다고 목격자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주민들이 남쪽으로 떠난다고 해도 가자지구를 벗어날 수 없다. 남쪽에서 외국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는 이집트와 연결되는 라파흐 통행로이지만, 이집트 정부는 라파흐 통행로를 통해 팔레스타인 난민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에도 가자지구 곳곳에 대한 공습과 폭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지금까지 폭발물 4000t 분량의 폭탄 6천발을 가자지구에 투하했다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에서는 5000발 넘는 로켓포가 이스라엘로 발사됐다고 전했다.

 사상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최소 1300여명이 숨졌다. 가자지구에서는 1530여명이 숨지고 이 중 3분의 1이 어린이라고 팔레스타인 보건부가 전했다. 양쪽을 합하면 사망자만 2800명에 넘으며 사상자는 1만명을 훌쩍 넘겼다.

가자지구는 이스라엘군의 봉쇄가 이어지면서 음식과 물 그리고 전기, 연료 부족으로 주민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주민 42만3000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집을 떠났다. 일부는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 등으로 피신했고, 또 일부는 주민들이 빠져나가 비교적 공습에서 자유로운 동네를 찾아 헤매고 있다.

가자지구 유일한 발전소는 지난 11일 가동을 멈춰, 가자지구는 밤이 되면 완전한 암흑으로 변한다. 병원은 전력과 의료품 부족으로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고, 안치실은 다 수용하지 못한 시신들로 넘쳐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심 도시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붓고 있다.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공습 전에 주민들에게 통보해 피신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대원들이 숨어 있을 만한 개별 건물 하나를 겨냥하기보다는 해당 구역 전체를 폭격하는 새로운 전술을 쓰면서 민간인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2014년 가자전쟁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에 진입하면 더 큰 인명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상군이 직접 가자지구를 뒤져 하마스 대원을 색출하고 인질을 구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시가전이 전개될 경우 이미 이곳에 많은 비상 진지와 통로를 확보해 놓고 있는 하마스와의 교전에서 양쪽 다 적지 않은 인명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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