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버지니아주 스털링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라운딩을 하고 있는 모습. 스털링/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에 이란을 공격하는 방안을 참모들에게 물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백악관 집무실 회의에서 이란의 주요 핵시설에 대해 수주 내에 조처를 취할 방안이 있는지를 고위 보좌진들에게 자문했다고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고위 보좌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공격을 취하지 못하도록 설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 마크 밀러 합참의장 등은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은 더 큰 분쟁으로 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회의는 국제 사찰단이 이란이 핵물질 축적을 크게 늘렸다는 보고가 나온 뒤 열렸다고 4명의 전·현직 관리들이 이날 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시설 나탄즈에서 우라늄 재고가 트럼프가 지난 2018년 파기했던 국제 핵협정에서 허용된 양보다 12배나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미사일이나 사이버로 공격할 경우, 대상은 나탄즈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최고위급 안보 관계자들에게 어떤 방안이 있으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물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밀러 장군이 군사적으로 격화될 위험성에 관해 설명해서, 회의는 이란을 미사일로 공격하는 것은 선택지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끝난 것으로 참석자들은 생각한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시설 및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 등에 대해 공격하는 방안들을 여전히 살피고 있을 수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이 회의의 전날에 일부 안보 관련 보좌진들이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말미에 일련의 국제적인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이란에 대한 공격은 중동에서 미국의 개입을 반대하는 트럼프 지지층에서도 반대를 부를 것이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이란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가 파기한 이란과의 국제 핵협정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전격 경질한 이후 국방부에서는 트럼프가 임기 말에 이란이나 다른 적성국가들을 공개적 혹은 은밀하게 군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임하는 대통령 임기 말에 이란 문제가 수면에 떠오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말에 퇴임을 앞둔 조지 부시 행정부 하에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정보 지원을 받아서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하는 방안을 요청했었다. 이스라엘은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공격을 막을 것이라는 우려로, 퇴임하는 부시 행정부에 이를 요청한 것이다.
딕 체니 당시 부통령은 이런 방안을 지지했으나, 부시 대통령은 반대했다. 공습은 실행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은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