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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마음 급한 트럼프…나프타와 한-미 FTA ‘동시협상’ 선회

등록 2017-07-13 17:06수정 2017-07-13 21:51

[트럼프, 조기 한-미 FTA 개정협상 요구 배경]
약한고리에서 유리한 협상 뒤 다른 국가 압박
러시아 스캔들로 궁지 몰린 정치상황도 작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1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 데이를 맞아 24시간 동안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다. 파리/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1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혁명 기념일인 바스티유 데이를 맞아 24시간 동안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만난다. 파리/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12일(현지시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관련 특별공동위원회 특별회기 개최 통보는 전격적인 모양새를 띠었고 예상보다도 일렀다. 협상 전략과 미국 내 정치 상황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한 언론발표에서 “지금 한-미 자유무역 재협상을 시작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협정 개정 혹은 재협상과 관련해 한국 쪽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지 못한 데 대한 불만쯤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손을 대고 싶어하는 의지는 곳곳에서 확인이 됐다. 지난 4월27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 또는 종료”를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직후 언론발표에서도 참모들이 ‘자유무역협정은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재협상’을 꺼냈다고 한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협상 혹은 개정 협상을 추진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내년쯤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게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현대화 협상’을 가장 중요한 무역·통상 현안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공세적인 조기 대응으로 전환한 데는 협상 전략의 수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의 한 통상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선 나프타, 후 한-미 자유무역협정’ 전략에서 ‘동시 협상 전략’으로 바꾼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나프타 현대화 협상은 미국 무역대표부가 지난 5월 의회에 “오는 8월16일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공식 통보했다.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30일 이내에 개최해야 한다. 8월12일 전에는 특별회기를 열고 이후 개정 협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개정 협상을 하려면 양쪽의 합의가 필요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칼을 빼든 이상 한-미 간의 역학관계로 볼 때 개시 시점을 마냥 늦추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의 나프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 ‘동시 협상 전략’에 대해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개리 클라이드 허프바우너 연구원 등은 지난 7일 보고서에서 “한 국가한테 동의를 얻은 뒤 다른 국가들로부터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약한 고리’를 먼저 공략해 유리한 협상 결과를 얻어낸 뒤 이를 지렛대 삼아 다른 국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서두른 배경에는 궁지에 몰린 국내 정치 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 여름부터는 내년 11월 상·하원 중간선거를 위한 정치자금 모금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의 늪에 빠져 취임 6개월이 다가오는데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낸 것이 없다. 지난해 대선운동 때 자유무역협정을 비난하며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온 그는 무역 협상을 통해 가시적인 업적을 내보이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상당히 거칠게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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