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그리스 사태’ 고민 깊어가는 미국

등록 2015-07-06 20:14

러시아 맞설 지정학적 요충지
그리스 EU 탈퇴땐 러시아 영향력↑
대유럽 수출 위축·금융시장 불안도
미국은 몇달 전부터 그리스가 추가적인 구조개혁을 수용하는 대가로 서방 채권단이 부채를 경감시켜주는 타협안을 양쪽이 받아들일 것을 압박해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주 초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이 문제로 전화 통화를 했다. 또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최근 6개월간 유럽 관리들과 60여차례의 전화 또는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이번 국민투표 부결로 이런 바람이 산산조각나면서 미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오바마 행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우크라이나를 놓고 러시아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전선이 발칸반도로까지 확장될 ‘지정학적 위기’ 가능성이다. 이는 그리스가 서방 채권단과 끝내 타협을 이루지 못하고, 유로존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서마저 탈퇴할 경우 현실화될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유럽 국가들의 옆구리를 찔러 대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토록 하고 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교묘하게 유럽을 분열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 그리스 좌파 정권이 러시아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것을 미국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그리스 사태를 “상당히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하도록 하는 타협안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발칸반도의 남단에 위치한 그리스는 1940년대 말 동-서 냉전의 대표적인 초기 격전장이었다. 미국은 1947년 3월 그리스·터키에 대한 소련의 위협을 봉쇄한다는 트루먼 독트린과 1948년부터 시작된 유럽 경제부흥 계획인 마셜플랜을 통해 그리스를 지원해 그리스 공산당을 패배시켰다. 그 결과 그리스는 나토에 가입해 발칸반도에서 미국의 전진기지 구실을 했다.

두번째는 경제적 측면이다. 그리스 경제는 규모는 작지만 유로존 가입국으로, 상당기간 유럽 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 미국은 대유럽 수출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에 시달릴 수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연준은 이르면 오는 9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첫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데, 유럽 경제가 불안하면 인상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40km 밖인데 연기와 재가”… LA산불 “진압률은 여전히 0%” 1.

“40km 밖인데 연기와 재가”… LA산불 “진압률은 여전히 0%”

트럼프에 “유죄지만 석방” 선고…10일 뒤 ‘중범죄자 대통령’ 취임 2.

트럼프에 “유죄지만 석방” 선고…10일 뒤 ‘중범죄자 대통령’ 취임

20대 한국 학생, 일 대학서 망치 휘둘러 8명 부상 3.

20대 한국 학생, 일 대학서 망치 휘둘러 8명 부상

박찬호 LA 집도 불타…가족과 호텔로 피해 4.

박찬호 LA 집도 불타…가족과 호텔로 피해

LA 화재에 주민들 “아마겟돈 같아” “원자폭탄 떨어진 듯” 5.

LA 화재에 주민들 “아마겟돈 같아” “원자폭탄 떨어진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