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장병들에게 배식을 해주고 있다. 노퍽/EPA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협상이 타결에 가까워졌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9일 엔비시(NBC) 방송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일부 피랍자들의 석방에 관해 “우리는 협상 시작 이래 타결에 가장 근접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12명보다 상당히 많은 인질 석방을 협상하고 있다”며 “협상 내용에는 여러 날에 걸친 전투 중단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마이클 헤르초그 주미 이스라엘대사도 이날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 “며칠 안에” 상당수 인질이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이스라엘, 하마스가 5일간 전투를 중단하고 인질 50여명을 며칠에 걸쳐 석방하는 것에 의견 접근을 봤다고 보도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일부 미국 시민권자들을 비롯해 240여명을 납치해갔다. 하마스는 이들 중 이스라엘인 2명과 미국인 모녀 2명을 풀어줬다.
미국 쪽은 협상이 끝나지는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도 밝혔다. 파이너 부보좌관은 “모든 게 합의될 때까지는 아무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버지니아주 노퍽의 군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언제쯤 더 많은 인질들이 풀려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걸 말할 입장에 있지 않다”며 “난 그들의 석방이 확실해지기를 원하며, 그런 다음에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놓고 미국 내 반발도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시 방송은 그의 업무 수행 지지도가 자사 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조사에서 그의 업무 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0%,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7%를 기록했다. 대외 정책 지지도는 33%에 불과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민간인 대량 살상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나이가 큰 취약점으로 꼽히는 바이든 대통령의 81살 생일(11월20일)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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