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다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10월 23일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단체 하마스가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인질 석방 협상을 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력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의사당도 장악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심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는 13일 성명을 내어 “지난주 카타르 형제들이 적군에 억류된 팔레스타인 어린이 200명과 여성 75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적군 포로들을 석방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중재자들에게 우리가 5일간의 휴전을 얻어 가자지구 어디에나 우리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돕는 게 허용되면 인질들을 석방할 수 있다고 알렸다”며 “그럼에도 적들이 협상을 질질 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을 때 이스라엘에서 외국인을 포함해 240여명을 인질로 끌고 갔다. 하마스는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전투 일시 중지 및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일부 석방 협상을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해 온 것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적으로 하마스가 협상 사실을 밝힌 것이다.
전날 로이터 통신은 팔레스타인 당국자를 인용해 가자지구 최대 병원 알시파 병원 문제를 거론하며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마스는 지난 10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 병원을 공습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병원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주변 지역에서 충돌은 인정했다. 12일 알시파 병원은 전기가 끊기고 연료도 바닥나 운영이 중단됐으며, 인큐베이터 작동이 멈춰 미숙아 등 아기 7명이 숨졌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지상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3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전날 가자시티 하마스 의사당 건물 내부에 이스라엘 국기를 걸고 단상에서 총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은 모습을 공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13일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을 제지할 수 있는 세력은 없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통제력을 잃고 남쪽으로 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군사시설로 이용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시티 란티시 어린이 병원 지하에서 하마스 지휘통제소, 각종 무기와 폭발물, 인질 억류 흔적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알시파 병원 지하에도 하마스 군 지휘부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하마스는 이런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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