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12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은 “분명히 일종의 압박 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싱 대사 발언이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과 더욱 밀착하는 한국에 대한 보복성 발언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면서 “한국은 주권을 지닌 독립 국가”라고 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의) 휼륭한 동맹이며,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 차원에서도 훌륭한 친구”라며 “한국은 스스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외교 정책을 결정할 모든 권리를 지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관한 한국의 지속적 지원에 감사한다”고 했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미국의 자국에 대한 압박을 비판하면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튿날 싱 대사를 초치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와 중국 언론이 싱 대사의 발언은 적절하다고 반박하는 등 한-중 외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미-중 갈등이 지속되고 한-중 외교 마찰도 발생한 가운데 18일 베이징을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2019년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서 정보 수집 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언론들이 익명의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이 미국을 겨냥한 전자 정보 감청 시설들을 쿠바에서 운용한다고 보도한 것을 확인해준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2021년 1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때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중국이 “원거리에서 군사력을 투사하고 유지”하려고 한다는 점을 브리핑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쿠바 감청 시설도 “세계적으로 정보 수집 시설을 확대하려는 여러 민감한 시도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은 중국의 정보 수집 시설을 허용하려는 국가들과 접촉해 이런 시도를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입장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중 계획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중국을 방문하려고 했으나 중국발 기구의 미국 영공 침범 사건으로 취소한 바 있다. 방중이 실현되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국 각료가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게 된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쿠바에 우려를 전달했으며, 새로운 내용이 아닌 이 사안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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