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20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백악관은 20일(현지시각)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을 밝힌 윤석열 대통령 발언에 북한에 대한 무기 제공 가능성을 거론하며 보복을 시사한 것에 대해 “우리는 한국과 조약 동맹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 내용에 대한 러시아의 협박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과 조약 동맹이며, 그 공약(한국 방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등이 발생할 경우 살상무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국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1억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했다. 한국이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 것에도 감사한다며 “한국은 훌륭한 동맹이자 우방”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때 “한-미 정상이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유럽 및 우크라이나에서의 다양한 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과 중국의 도전에 대해서도 두 정상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윤 대통령의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 시사나 한-러 마찰에 구체적 입장을 내놓는 대신 원론적 수준에서 한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사의를 표하고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밝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대러 압박을 강화하는 데 적극 동참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된 한-미의 긴장이 해소됐냐는 취지의 질문에 “한국은 중요한 역내 파트너이며, 다음주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고대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또 기밀 유출에 대해 외국 정상들이 “미국이 취하는 조처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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