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디자이너 박미숙 ‘비비안’ 과장
속옷 디자이너 박미숙 ‘비비안’ 과장
여성 속옷 회사 비비안 디자인실의 박미숙(34) 과장은 경력 9년차의 속옷 디자이너다. 비비안의 브래지어, 팬티 등 파운데이션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품목인 만큼 그의 책임감도 막중하다.
박 과장이 속옷의 매력에 빠져 든 것은 친한 선배의 외국 속옷 상품 출시 작업을 도와주면서였다. 의상학과를 졸업한 뒤 다른 의류 디자인 업체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만 해도 국내에서 속옷 디자인은 미개척 분야였습니다. 속옷은 그냥 속옷일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했고 흰색이나 아이보리색의 면소재가 주를 이루었으니까요. 또 여름에는 시원한 것, 겨울에는 보온이 잘되는 것이 구매 포인트였어요. 패션이나 소품으로 속옷을 산다는 인식이 없었지요. 하지만 가까운 일본만 해도 크고 작은 속옷 가게들이 길거리에 즐비하고, 소모품처럼 속옷을 사 입는 걸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의류회사에서 디자이너들은 보통 새제품을 봄·여름, 가을·겨울 두 시즌으로 나누어 선보인다. 박 과장의 브래지어 팀에서는 시즌당 30여 가지를 내놓아야 해,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제품으로 출시되는 것보다 두세 배 많이 디자인 시안을 만들어 품평회를 거칩니다. 새제품은 텔레비전 광고 시작 며칠 전에 시중에 선보입니다. 이때 디자이너들은 피가 마르죠. 매장에 나가 소비자의 반응을 살피고, 판매 현황도 점검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죠.”
‘겉옷 같은 속옷’이 트렌드
예뻐도 불편하면 외면받아
시즌당 30여개 제품 출시
평소에는 제품의 완성도를 위해 공장을 수시로 찾으며, 외국 유행을 읽고자 외국으로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또 새제품 출시 전에 자신이 며칠 동안 착용해 보고 불편한 점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쁜 속옷이라도 불편하면 소비자가 외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고 합니다. 디자인, 소재, 기능 등 모든 것을 다 충족해야 사거든요. 외국 유명 브랜드 담당자들이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어떻게 맞추느냐며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을 보고 감탄할 정도입니다.”
박 과장은 ‘겉옷 같은 속옷’을 최신 속옷 흐름으로 꼽았다. “요즘은 겉옷 트렌드와 속옷이 함께 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소재도 겉옷과 동일한 것을 사용하기도 하죠. 깊게 파인 가슴선을 강조하거나 반짝이 소재 등을 사용하는 화려한 디자인도 한동안 유행할 것 같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얇은 겉옷 때문에 다소 심플했던 디자인들이 가을, 겨울에는 다시 화려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남성 속옷도 여성 속옷 못지않게 대담하고 화려한 패턴과 디자인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영순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withys@work.go.kr
사진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예뻐도 불편하면 외면받아
시즌당 30여개 제품 출시
평소에는 제품의 완성도를 위해 공장을 수시로 찾으며, 외국 유행을 읽고자 외국으로 출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또 새제품 출시 전에 자신이 며칠 동안 착용해 보고 불편한 점 등을 꼼꼼히 점검한다. 아무리 디자인이 예쁜 속옷이라도 불편하면 소비자가 외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세계에서 제일 까다롭다고 합니다. 디자인, 소재, 기능 등 모든 것을 다 충족해야 사거든요. 외국 유명 브랜드 담당자들이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어떻게 맞추느냐며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을 보고 감탄할 정도입니다.”
최영순의 톡톡 튀는 직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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