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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그리스 부도 위험’ 익숙한 악재

등록 2015-06-25 20:34수정 2015-07-06 16:17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리스 문제는 둘로 나눠 봐야 한다. 우선 국가부도가 발생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리스 국민중 70%가 유로 체제에 남아있기를 원하고 있다. 이런 여론을 무시하고 정부가 강공을 계속하다 부도가 발생할 경우, 그래서 유로체제에서 방출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정권을 유지하기 힘들다. 그리스를 도와줘야 하는 쪽과 관련해서는 독일의 입장이 중요하다. 독일 수출의 60% 정도가 유로국가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유로 약세에 따라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는 나라도 독일이다. 유로 환율에 국가별 경제 상황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독일처럼 경제가 좋은 나라에 환율 약세 영향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양쪽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어 그리스에서 부도가 발생하는 일은 막으려 할 것이다. 협상은 막판에 타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타결에 이르는 과정에 온갖 날 선 공방이 벌어지는데 지난 몇 달이 그런 과정이었다.

2012년 유럽재정위기 당시와 현재 금리 비교
2012년 유럽재정위기 당시와 현재 금리 비교
예상과 달리 부도가 나면 어떻게 될까? 유럽재정위기가 정점을 향해 가던 2012년보다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리스 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자의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2012년에는 유럽의 민간은행이 주요 채권자였다. 대상자가 많은 만큼 공포가 사실보다 커질 수 밖에 없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이해 관계를 조정하기도 쉽지 않았다. 지금은 유럽재정안정기금(ESFS)이 그리스 채권의 41%를 가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와 유럽은행(ECB)도 각각 7%와 6%를 가지고 있다. 채권자 수가 적고, 공공기관이 채권의 상당액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도가 발생할 경우 부채를 재조정하기 쉽다.

이런 상황은 이미 금리에 반영돼 있다. 2012년에 그리스 국채금리는 50% 까지 올라갔다. 스페인, 이탈리아 금리도 7%에 육박했었다. 지금은 그리스 금리가 12%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2%대에 머물고 있다. 부도가능성이 낮고, 부도가 나더라도 처리하는데 힘이 들지 않을 거란 기대가 시장에 반영돼 있는 것이다.

그리스 국가 부도 우려는 유럽 주식시장에 주로 영향을 줬다. 독일 주가가 고점대비 10% 가까이 하락할 정도였다. 시장이 악재를 만났을 때, 일단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가격이 움직인 후 안정을 찾는다는 걸 감안하면 그리스 사태로 인한 추가 주가 하락은 없을 것이다. 이미 상당 부분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대신 약간이라도 상황이 개선되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할 것이다. 그리스는 익숙한 악재다. 시장에서 한번 다뤄졌던 사안이기도 하다. 재료로서 가장 중요한 신선미가 떨어지는데 최악의 상황만 아니면 빠져 나오는 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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