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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투자’ 눈뜬 개인 포트폴리오…증시 ‘성장동력’으로

등록 2007-07-25 19:03수정 2007-07-25 19:40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0을 넘어선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꽃가루를 뿌리며 환호하고 있다/김진수 기자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000을 넘어선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직원들이 꽃가루를 뿌리며 환호하고 있다/김진수 기자
실질금리1~2% 예금 이탈…부동산 매렫도 시들
개인자산 중 펀드·주식 등 투자비중 30%로 급증
회사원 한아무개(39)씨는 초등학생인 아들 앞으로 한달에 30만원씩 적립식 펀드를 들고 있다. 10년 뒤 학자금으로 쓸 생각이다. 한씨는 “정년은 짧아지는데, 수명은 길어지고, 학자금은 비싸지고, 이것저것 생각해 보면 적금보다 조금 리스크가 있더라도 고수익을 노릴 수밖에 없다”며 “10년 뒤에는 적어도 지금보다 주가가 높아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원 신아무개(44)씨는 지금 들고 있는 적금 두 개 중 하나를 깨고 적립식 펀드로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주가가 너무 올라 ‘뒤늦게 상투 잡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지만 10년 뒤를 본다면 그리 늦은 것 같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인들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바뀌고 있다. ‘부동산과 예금’이라는 양 날개에서 ‘부동산, 예금, 주식’의 삼각 편대로 변하고 있다. 실질금리가 1~2%밖에 안 되는데 평균수명은 길어져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고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동기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주요 재테크 수단이던 부동산도 점차 투자 매력을 잃어가면서 주식 쪽으로의 자금이동이 한층 강해지고 있다. 이런 자산 재조정은 현재 주식시장 상승을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원동력이기도 하다.
한국 개인 금융자산 구성비 변화
한국 개인 금융자산 구성비 변화

한국은행이 조사한 국내 개인의 금융자산 구성을 보면, 현금·예금의 비중은 2002년 55.3%에서 올해 3월 말 47.8%로 낮아진 반면 펀드 비중은 5%에서 7.4%로, 주식 비중은 13.1%에서 17.4%로 높아졌다. 여기에 보험·연금 중 변액보험·연금 비중이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자산 중 투자상품 비중은 최근 30% 정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예금 금리가 2000년 이후 점점 낮아져 2004년에는 실질금리(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것)가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전통적인 재산증식 수단이었던 예금·적금 자리를 거치식·적립식 펀드가 차지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2000년 이전에는 예금 금리가 연 10%를 웃돌았다. 이런 경향은 올해 들어 더욱 강해져 6월 이후 국내·역외 주식형 펀드로 하루 평균 4500억원씩 돈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반면 가계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281조원에서 올해 5월 말 276조원으로 줄어들었다.

불패 신화를 자랑했던 부동산 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점도 최근 자산이동의 큰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계의 부동산과 금융자산 보유 비율(2006년 5월 기준)은 77 대 20으로 미국 39 대 58, 일본 62 대 35에 비해 부동산 비율이 현저하게 높다. 하지만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탁현심 신한은행 서울파이낸스센터 PB센터 팀장은 “최근에 부동산을 사겠다고 상담을 하는 고객은 전혀 없고 보유 부동산을 팔겠다거나, 부동산을 사려고 대기해 놓았던 자금으로 펀드를 사겠다고 문의하는 고객은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가격이 세금과 이자 비용 등을 상쇄할 정도로 추가 상승하진 못할 거라는 의견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탁 팀장은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다른 투자처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식형펀드 잔액 추이
주식형펀드 잔액 추이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를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근본적인 자산 재조정의 시작단계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고령화로 인해 자산을 불려야 할 필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금리는 낮아지면서 사람들이 투자자산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며 “일반적으로 한 나라에서 부가 축적되고 금융산업이 발전하면 금융자산과 위험자산 비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도 “현재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은 부동산과 예금에 고착돼 있던 가계 자산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나가는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식이나 펀드에 자산을 ‘몰빵’하는 등 일부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제윤경 희망재무설계 본부장은 “금융상품이 워낙 복잡해지면서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시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고, 갑자기 목돈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자산의 일부는 예금·적금에 넣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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