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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증권

2000시대 활짝 연 증시 “당분간 매매공방 치열”

등록 2007-07-25 19:00수정 2007-07-25 21:46

1980년 이후 코스피지수 추이
1980년 이후 코스피지수 추이
한국 증시가 25일 지수 ‘2000 시대’를 활짝 열었다.

이날 새벽(한국 시각) 장을 마친 미국 증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확산이라는 악재로 급락했지만, 한국 증시는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라는 호재를 만나 2000선을 돌파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에 가속도가 붙은데다, 국가 신용등급 조정에 보수적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린 것이 2000 시대 개막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 여파로 장중 1962.16까지 밀렸으나, 오후 들어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11.96(0.60%) 오른 2004.22에 마감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한국 증시의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라며 “한국이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면 선진국 증시에 투자해 온 펀드들의 한국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로 뭉칫돈이 계속 들어오는 것도 증시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 하루 평균 150억원이 들어왔다. 그러나 주가가 상승하면서 6월과 7월 각각 하루 평균 1796억원, 1960억원씩 들어오고 있다. 김대열 하나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펀드로 돈이 계속 들어오면서 기관들이 주식시장에서 지수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며 “과거 추세를 보면 지수가 10% 이상 급락하지 않는 한 펀드로 자금은 계속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도 △한국 경제의 질적 개선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 성장에 힘입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전 등을 코스피지수가 2000이라는 새로운 지수대로 올라선 배경으로 꼽았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40% 가까이 오른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가 계속되고 있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3일 이후 거래일 기준 8일 연속 순매도를 하며 누적 순매도가 2조8549억원에 이른다. 특히 이날은 6677억원을 팔아치우며 올 들어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또 주가가 경기회복이나 기업실적 개선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는 점을 들어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고, 국제유가와 원화환율 하락, 중국경제 긴축,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각종 악재들이 유동성 장세에 가려져 있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는 유효하지만 당분간 2000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매매 공방이 펼쳐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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