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주요 반도체 기업인 등과 함께 한 화상 회의 자리에서 반도체 소재인 웨이퍼를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AP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2016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중국을 때리며 세계 1위 강대국 미국의 권력을 쥐었습니다. 그는 미국의 쇠락한 제조업을 조명하며 이른바 러스트벨트의 표를 긁어모았습니다. 이들의 정서를 거칠게 정리하면,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뒤를 이은 바이든 행정부도 온도 차는 있지만 이런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지난 1월 취임한 뒤 바이든 행정부가 꾸준히 공급망 사슬(Supply Chain)을 강조하며
미국 내재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움직이면 세계 질서가 바뀔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떤 ‘방향’이 되든 그 흐름은 단선적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지요.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어떤 ‘방향’이 잡힐 수도 있고 아니면 ‘방향’ 마저도 안 잡히면서도 불확실성만 짙어지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를 염두에 두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후를 기점으로 한 미국의 대중국 무역통계를 감상해보시죠.
미 상무부 자료를 토대로 미국의 대중국 수출액 추이와 총수출액 대비 중국 비중을 그려보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한 이후 2017~2019년은 추세적으로 수출액도 줄고 중구 비중은 감소했습니다만, 2020년엔 그런 추세가 역전되고 있는 점이 잘 드러납니다. 수입 추세는 어떻게 나타났을까요?
중국은 미국이 교역하는 여러 국가 중 줄곧 제1위 수입국입니다. 중국이 만들어 파는 수출품이 없으면 미국의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게 빈말은 아닌 셈이죠. 공급망 사슬의 내재화를 바이든 정부가 부르짖는 의도도 바로 이런 ‘구조’를 바꿔보자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위 통계에서 보듯이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외려 2020년엔 중국 수입 비중은 커졌습니다. 1980년대 레이거노믹스로도 불리던 무역 세계화의 힘을 극복하기에 트럼프와 바이든 두 정부의 힘이 부쳐 보입니다.
▶ 그래프는 한겨레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marketing/991618.html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