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산업·재계

“삼성 경영 공백 걱정, 몇십년 동안 해온 같은 얘기”

등록 2017-08-27 16:14수정 2017-08-27 22:00

‘삼성 전문가’ 장세진 카이스트 교수 인터뷰
“지분 가진 금융기관·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지명해야
유럽·미국이 백년 전 그랬듯 우리도 소유·경영 분리를”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미디어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을 걱정하고 있는데 몇십년 동안 했던 같은 이야기다. 저는 그렇게 (삼성에) 부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장세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받아 삼성의 경영에 공백이 생겼다’는 주장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과거 역사나 케이스를 보고 판단해보면”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기능을 누군가 이어갈 것이고, 다른 기업에 견줘 우수한 전문경영인들이 포진해 있다는 설명이다.

장 교수는 2008년 삼성 임직원들을 인터뷰해 책 <삼성과 소니>를 출간하는 등 꾸준히 국내 기업들에 대해 연구했다. 삼성 수요 사장단회의에 참석해 ‘다시 전략이다’라는 주제로 강연도 한 바 있다. 1년에 절반은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강의를 하는 장 교수를 2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장 교수는 먼저 삼성의 전문경영진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외 기업이 삼성과 딜을 할 때 이재용 부회장만 찾는다. 그러면 전문경영인들이 성장하기 힘든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삼성이 걱정된다면 이제는 이 부회장의 네트워크에 의존할 게 아니라, 그런 네트워크를 필드에서 쌓은 유능한 전문경영인에게 기회를 주고 이들이 최고경영진이 되어야 한다.”

역할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의 사외이사진에 대한 개혁도 주문했다. 삼성은 지난 2월 발표한 쇄신안에서 계열사들이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기업들의 공통적인 문제이긴 한데, 총수가 교수나 변호사들을 사외이사로 뽑으면 이사회에서 그들이 총수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할 수 없다.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금융기관이나 국민연금에서 사외이사를 지명하거나 목소리를 내도록 해야 한다.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사외이사 뒤에 지분이 없으면 힘을 가질 수 없다.”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지금 고민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현 정부에서 삼성이 계획했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사실상 어렵다. 이제 세금을 내고 상속을 해야 하는데 과거와 같은 제왕적인 시스템을 물려주는 것은 힘들 것이다. 어느 순간에 가서는 포기를 해야 한다. 이번처럼 무리를 하게 되면 감옥에 갈 수 있고, 능력이 없으면 회사가 망할 수 있구나를 알아야 한다.”

장 교수는 총수 일가가 소유권을 갖고, 경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역할 분담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재벌의 경영권이 3~4세로 상속되는 상황은 한국 경제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창업주는 비범했지만 2~3세는 보통사람이다. 평범한 사람에게 큰 회사를 맡기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 유럽이나 미국도 백년 전에 비슷한 경로를 밟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 우리도 이제 그런 과정을 밟을 때가 됐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