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1일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에이치엠엠(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을 가득 실은 HMM 로테르담호는 이날 부산항 신항에서 국적 원양 선박으로 처음으로 출항했다. 연합뉴스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2년8개월 만에 1000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증했던 물동량이 줄어드는 한편 경기둔화 영향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1000은 해운업계에서 마지노선으로 꼽혀왔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10일 995.16까지 떨어졌다. 3일 1006.89에서 11.73 더 떨어진 것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월7일 역대 최대인 5109.6을 기록한 뒤 지난해 7월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 지난해 12월 1200 아래로 내려왔다. 이 지수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해 산출한다.
이 지수가 10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6월19일(988.82)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운임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 지수는 2015년 2월27일 1023.04를 기록한 이후로 5년여 동안 1000을 밑돌았다. 덴마크의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가 한국 등 후발주자를 상대로 ‘치킨게임’을 벌인 2011년 이후에도 1000선이 무너진 적은 2014년 2~3월, 2014년 9~10월 등으로 드물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이 짙어지자 업계에서는 운임 지수의 ‘마지노선’으로 지수 1000을 꼽아왔다. 흥국증권은 지난 1월 말 “올해 경기침체로 인해 미주향·유럽향 물동량이 3~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4년까지 컨테이너 선대는 매년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이 수요를 상회함에 따라 운임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바 있다.
실제로 주요 노선인 미주와 유럽 항로 운임이 전주 대비 큰 폭으로 떨어지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0달러 떨어진 1293달러였고,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1FEU당 153달러 하락한 2553달러, 유럽 항로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6달러 내린 925달러를 기록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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