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 위치한 에쓰오일 사옥.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올라 실적이 좋아진 정유사들한테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에쓰오일(S-Oil)이 지난해 3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에는 일시적으로 적자를 냈지만, 올해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이란 관측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4081억원으로 전년보다 59.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공시했다. 매출은 42조4460억원으로 54.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다. 기존 최대 매출은 34조7232억원(2012년), 최대 영업이익은 2조1409억원(2021년)이었다. 순이익은 2조1068억원으로 52.8% 늘었다.
에쓰오일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제품 판매단가가 오르고, 재고 평가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정유부문 영업이익은 2조3465억원, 윤활부문은 1조1105억원에 달했다. 석유화학부문은 489억원 적자를 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은 10조5940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157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8조2911억원)보다는 21.7% 증가했으나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4.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511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에쓰오일은 “아시아 정제마진은 겨울철 난방 수요와 항공 수요 회복으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 등으로 원유 가격이 지난해 12월 연중 최저점까지 하락하며 유가로 인한 재고 손실 등이 커지면서 적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올해도 평년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정제설비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석유제품 금수 조치가 오는 5일 발효되면서 러시아 석유제품 생산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서다. 에쓰오일은 정유제품 수요와 관련해 “중국 내수와 글로벌 항공유 수요를 중심으로 글로벌 석유 수요는 펜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라며 “2024년까지 펜데믹 이전의 평년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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