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 이럴 때 이렇게
청소년 자녀가 운전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자동차를 사주는 부모는 없다. 자동차가 가져다주는 편의만이 아니라 그 위험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운전면허 발급에는 나이 요건이 있다. 사용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도구라는 사회적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기와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아직 이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과 책임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모들은 무턱대고 사주기에 앞서 꼼꼼히 챙겨야 할 부분이 많다.
스마트폰을 사주기에 앞서 자녀와 꼭 필요한 것인지 우선 깊이 대화를 나눠보자. 많은 전문가들은 가급적 늦게, 적어도 초등학교 이후 사줄 것을 권장한다. 통화·문자로 만족한다면 피처폰으로 족하다. 피처폰은 보조금이 없어 스마트폰에 비해 기기 구매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느낌이 강한데 구매에 앞서 집에 굴러다니는 예전 3G(3세대 휴대전화 방식)나 2G(2세대) 휴대폰이 있으면 해당 이동통신사 대리점에 가져가 단말기 구입 비용 없이 유심(USIM)을 구입해 개통할 수 있다.(KT는 2G 제외) 지난해 큰 인기를 끈 우체국, 편의점, 대형마트 등의 알뜰폰은 비용이 저렴하다.
스마트 기능을 꼭 원하는 경우 피처폰을 사주되, 태블릿피시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호찬 ‘공부하는 가족’ 대표는 “늘 손에 쥐고 다니는 스마트폰보다 집착이 덜하고 화면이 커서 눈 건강 등에서도 낫다”고 말했다. 거실에 두고 가족이 함께 쓰면 대화 거리로도 삼을 수 있다.
건네기 전에 안심이 안 된다면 아이가 어릴 경우 ‘스마트보안관’(www.스마트보안관.kr)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부모가 자녀 스마트폰의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고 이용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사용 주체인 아이가 반발할 수 있고, 주체성 형성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아이가 동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의 ‘티(T) 청소년 안심 서비스’는 만 19살 미만의 고객 또는 보호자가 신청할 수 있는데 별도 앱 설치 없이 가입 즉시 유해 웹페이지 200만여개 등 유해 정보를 무선 네트워크 단계에서 차단해준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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