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 이럴 때 이렇게]
인터넷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할 기회를 열어주고 다양한 창의적인 생각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하지만 그만큼 어린이들이 해로운 내용들과 일찍 접촉할 가능성도 커졌다. 부모와 교사들은 거대한 흐름 앞에 무기력을 호소한다. 또 디지털을 빠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를 보며 자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어른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게 이 문제를 앞서 연구한 단체들의 조언이다. 영국의 ‘차일드넷’은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세상의 이상이 확산하던 1995년 설립된 비영리 시민단체로, 어린이들을 위한 훌륭하고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차일드넷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보호자가 명심해야 할 원칙을 4가지(4C)로 압축해 표현했다. 처음 인터넷 세상을 접하는 초등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어른들이 새겨둘 만한 내용이다.
행동(Conduct) 아이들에게 인터넷에서 하는 행동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끼칠 영향이 무엇인지 가르쳐야 한다. 온라인은 네트워크 너머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행동이 익명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인터넷의 특성상 아이들의 행동은 정보 형태로 남기 마련이고, 쉽게 퍼질 수 있다. 차일드넷의 루신다 해슬 정책·홍보 책임자는 “온라인에서 부적절한 대화, 사진 공유, 잘못된 댓글 등이 어떤 위험을 가져올지 자녀와 토론하라”고 조언한다.
내용(Content) 어떤 온라인 콘텐츠들은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거나 해를 끼칠 수 있다. 과도한 성적 표현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내용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게임, 블로그, 누리집 등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어떤 내용들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편견을 담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새로운 기술은 빨리 받아들이지만 그 내용에 대한 판단에는 아직 미숙할 수 있다. 부모의 관심과 조언이 필요한 이유다. 동시에 원저자의 허락 없이 퍼뜨리거나 옮겨와서는 안 되는 콘텐츠들이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
접촉(Contact) 온라인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가 자신이 드러내는 바와 실제가 다른 사람일 수 있다는 점을 아이들이 깨닫게 하는 점이 중요하다. 함께 온라인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사회관계망 등의 개인정보 설정이 너무 많은 정보를 드러내고 있는지 학부모나 교사가 살필 필요가 있다. 차일드넷은 “성적인 목적으로 직접 만남을 시도하는 경우는 경찰이나 관련 단체 등에 즉시 신고할 것”을 권한다.
상업주의(Commercialism) 어린 학생들은 게임 등 온라인의 즐길거리에 빠르게 빠져들어 업체의 광고나 마케팅 기법에 손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료 앱을 비롯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능성은 더 커졌다. 의도하지 않은 마케팅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정보 공개 수위를 조절하게 조언한다. 팝업 광고나 스팸메일, 앱 안에서 추가 결제 등의 기능을 끄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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