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중구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외환 딜러들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그 옆으로 모니터 화면에 조 바이든 미국 대선 후보 관련 기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7 오른 2413.79로 마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굳힌 직후인 5일 국내 금융시장은 일제히 상승 흐름을 보였다. 주식, 채권, 원화 가치가 모두 오르는 트리플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6.47(2.40%) 오른 2413.79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4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3일(2403.15) 이후 20여일 만이다. 지수는 16.09(0.68%) 오른 2373.41로 출발해 상승 폭을 크게 늘려갔다. 이날 주가 상승은 미 대선 결과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로 기울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1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외국인의 매수는 전기·전자 및 화학(2차 전지) 등 성장 종목에 집중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6.55%), 삼성에스디아이(SDI·5.33%),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4.15%) 등의 상승 폭이 컸다. 삼성전자(3.08%), 에스케이하이닉스(3.49%) 등 반도체 주식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7.83(2.16%) 오른 844.80에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5원 내린 1128.2원에서 마감됐다.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미 달러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 심리가 일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후보 쪽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공화당 쪽보다 재정확대 의지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상수지 흑자 지속 소식도 원화 강세 기조에 힘을 실었다.
채권 가격도 강세(금리 하락)를 기록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 거래일보다 0.028%포인트 내린 연 0.927%에서 거래를 마쳤다.
정부는 미 대선 관련 위험은 이미 금융시장에 반영돼 있어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추가로 불안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5일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 대선에서 재검표 요청, 불복 소송 제기 등으로 당선자 확정이 지연될 경우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며 “미 대선 리스크(위험)는 상당 부분 우리 금융시장에 선반영돼 있고 미국의 완화적 통화, 재정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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