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플랜Z
항공마일리지 적립·활용법
이용할 항공사 정해 ‘한우물 공략’
소비패턴 맞춰 주력·보조카드 활용
전환 가능한 포인트도 꼼꼼 챙겨야
1년내 홍콩·뉴욕 여행 계획 있다면
‘이원발권’으로 마일리지 15% 절약
24개월 미만은 어른의 10%로 탑승
코드셰어만 잘 활용해도 비용 절감
항공마일리지 적립·활용법
이용할 항공사 정해 ‘한우물 공략’
소비패턴 맞춰 주력·보조카드 활용
전환 가능한 포인트도 꼼꼼 챙겨야
1년내 홍콩·뉴욕 여행 계획 있다면
‘이원발권’으로 마일리지 15% 절약
24개월 미만은 어른의 10%로 탑승
코드셰어만 잘 활용해도 비용 절감
올해 초 ‘여행 고수’가 모인다는 한 인터넷 카페에 ‘대한항공 유럽 왕복 직항 70만원에 발권하기’라는 글이 큰 화제를 모았다. 카드사 항공마일리지 제도의 ‘빈틈’을 활용해 150만원짜리 유럽 왕복 항공권을 70만원에 끊을 수 있는 ‘신공’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이 글을 쓴 누리꾼은 롯데카드가 7만 플라이어마일을 모은 고객에게 150만원 상당의 유럽(또는 미국) 왕복 항공권을 제공하는 데 주목했다. 카드 사용만으로 7만마일을 적립하려면 최소 5000만원 이상을 써야 했지만, 그는 명동에서 롯데백화점 상품권 70만원어치를 구입한 뒤, 이를 인터넷에서 엘(L)포인트로 전환하고 다시 플라이어마일로 바꿔 7만포인트를 충전한 것이다. 카드사의 조처로 지금은 사용 불가능한 방법이 됐지만 이 사례는 여행 고수들은 물론 카드업계에서도 회자되고 있다.
한푼이라도 돈을 아껴 알찬 해외여행을 즐기려는 2030세대의 눈물겨운 노력은 때론 ‘편법’과 ‘비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기도 한다. ‘짠물 여행’ 고수들의 신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 “모으고 바꾸고”…마일리지 적립 깨알 팁 요즘 2030에게 항공사 제휴 카드 골라 쓰기는 이미 대세다. 예전보다 줄었다고는 하나 아직 혜택이 쏠쏠한 마일리지 적립 카드도 있다. 보통 항공사 제휴 카드는 1000원당 1~2마일 남짓을 적립해준다. 하지만 1500원당 1.8마일이 적립된다고 할 때, 1500원보다 싼 물건을 사면 적립이 안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카드 사용액이 많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 동맹은 스타 얼라이언스)냐 대한항공(스카이팀)이냐를 정해 ‘한 우물을 파는 것’이 좋다. 항공사를 결정하면 자신의 소비 패턴, 사용액수 등을 고려해 주력 카드와 보조 카드를 나눠 적립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면 된다. 카드마다 사용처별 적립률이 다르고 보너스 마일이 쌓이는 구간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조희준(33)씨는 “연간 카드 소비액 1500만~2000만원, 1인 가구인 내 경우엔 주력 카드로 하나 크로스마일(1500만원 넘으면 보너스 마일)을, 보조 카드로 삼성 애니패스 플래티늄 아시아나(식당 적립률 높음)를 쓰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정연(35)씨는 일상생활에서 소소하게 쌓을 수 있는 마일리지에 집중한다. 김씨는 “아시아나가 운영하는 중계 쇼핑몰 샵앤마일즈를 경유해 호텔·렌터카를 예약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면 1000원당 최대 5마일까지 적립된다”며 “지난해엔 신한 아시아나트래블러스 적금을 들어 국제선 왕복 항공권을 구매하고 2000마일을 적립받았다”고 말했다. 환전·송금을 할 때도 항공사와 제휴를 맺은 은행을 이용해 마일리지를 쌓는다.
마일리지 적립의 ‘최고 경지’는 직접 전환이 불가능한 포인트를 여러 단계를 거쳐 마일리지로 바꾸는 것이다. 가족 마일리지까지 긁어모아도 항공권 구입 조건에 약간 못 미칠 경우 이 신공을 사용한다. 정소형(37)씨는 “예를 들어 씨제이(CJ) 포인트를 하나머니로 바꾼 뒤 오케이캐시백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아시아나 마일로 바꾸는 식”이라며 “짧게는 2~3단계, 길게는 5~6단계를 거치는데, 고수들은 포인트와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이 가장 좋은 조합을 찾아내 공유한다”고 말했다.
■ 들어는 봤나?…편도·유아·코드셰어 신공 마일리지가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박준경(36)씨는 올해 마일리지를 이용해 홍콩과 뉴욕을 여행하기로 했다. ‘인천~홍콩’ 왕복(3만), ‘인천~뉴욕’ 왕복(7만) 등 10만 마일리지가 드는 일정이다. 하지만 박씨는 ‘홍콩 출발~인천 경유~뉴욕 도착’ 편도(3만5000)+‘뉴욕~인천’ 편도(3만5000)로 나눠 ‘이원 발권’을 했다. ‘인천~홍콩’까지 가는 편도 항공 가격(1만5000마일)을 고려해도 1만5000마일을 아낀 셈이다. 박씨는 “돌아올 때 뉴욕~인천 편도가 아닌 ‘뉴욕 출발~인천 경유~오사카 도착’ 편도를 끊고 여기에 ‘오사카 출발~인천 경유~파리 도착’ 편도를 연결한 이원발권을 하면 내년에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가 사용한 방법은 일명 ‘편도 신공’이다. 홍콩에서 인천을 거쳐 뉴욕으로 가는 편도 항공권을 발권하면 경유지인 인천에 최장 1년까지 머무를 수 있는 ‘스톱오버’ 규정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인천에서 짐을 싸서 내릴 수 있는데다 홍콩~인천 일정만 정하고 인천~뉴욕 일정은 나중에 결정(티켓 오픈)할 수 있어 홍콩과 뉴욕을 따로 여행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단, 홍콩에서 인천을 거쳐 뉴욕까지 가는 모든 일정을 예매 시점으로부터 1년 안에 끝내야 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홍콩~뉴욕처럼 직항이 없는 경우, 홍콩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승객을 위해 경유지(인천)를 거치는 대신 경유지 관광이 가능하도록 최장 1년까지 체류(스톱오버)를 허용한다. 한국 승객이 이용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항공사 입장에선 얌체 승객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지경(34)씨는 ‘편도 신공’에 ‘유아 신공’을 결합해 아이와 함께 가족여행을 갈 계획이다. 24개월 미만 유아는 어른 마일리지의 10%로 부모에게 얹혀 탈 수 있는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김씨는 “24개월이 넘으면 유아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 최대한 24개월(3살)에 맞춰 편도 신공으로 항공권을 구입하면 36개월(4살)까지 어른의 10% 비용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드셰어(좌석 품앗이) 신공’을 쓰는 사람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 간 코드셰어가 맺어진 파리 노선의 경우, 인천에서 출발할 땐 대한항공이 더 비싸고 돌아올 땐 에어프랑스가 더 비싸다. 이를 역이용하는 것이다. 인천에서 파리로 갈 땐 에어프랑스 항공권을 사되 동일 시간에 대한항공 비행기가 함께 뜨는 스케줄로 예약을 한다. 값이 싼 에어프랑스 티켓을 사고, 비행기는 같은 시간 출발하는 대한항공을 타는 것이다. 파리에서 돌아올 땐 반대 방법을 쓴다. 국적기의 편안함을 즐기며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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