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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전기차, 지금 구입 할까 말까

등록 2016-07-25 16:01수정 2016-07-26 17:10

아이오닉 주행 성능·경제성 따져보니
동급 차량에 주행성능·편의장치 안 뒤져...안정성은 지켜봐야
보조금 받으면 서울 2150만원, 순천 1800만원에 구입
GM 볼트, 테슬라 모델3 맞서 주행거리 및 충전 인프라 확충이 과제
올 봄 테슬라의 전기차 돌풍이 몰아친 뒤에도 국내 전기차시장은 제자리걸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전기차는 우리나라 자동차 수요의 0.2%에 불과할 정도로 아직 수요층이 미미하다. 굼뜨기만 하던 전기차시장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달 중순 국산 첫 전기차 전용 모델 ‘아이오닉(IONIQ) 일렉트릭’을 앞세워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고 나서면서부터다.

현대차가 ‘전기차 대중화’를 주창한 것은 그 자체로 적잖은 의미가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 대표주자가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했을 뿐 아니라 적극적 마케팅을 통해 저변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반의 관심은 ‘전기차를 지금 사는 게 좋은지, 아니면 아직 구입하기 이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14~15일 서울 도심에서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이달부터 본격 시판 중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품평의 도마 위에 올렸다. 아이오닉은 과연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시승행사에서 아이오닉은 주행 성능과 편의장치 등에서 동급의 일반 승용차에 견줘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연기관(엔진)과 변속기가 없다 보니 가속페달을 밟을 때 소음과 진동이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변속 기능이 작동할 때의 멈칫하는 느낌이 없는 것도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순간가속 같은 순발력은 오히려 가솔린엔진을 앞선다는 평가가 나왔다. 운전석에 앉으면 막대형 기어레버가 없는 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대신 그 자리에는 전자식 버튼이 자리잡았다. 운행 상태에 따라 주행(D)과 중립(N), 후진(R) 버튼을 누른 뒤 디지털 계기판으로 확인하는 식이다. 주행 중 차체가 약간 튀는 느낌은 접지력이나 차량의 안정성 문제과 함께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꼽혔다.

정부 지원금과 지자체 보조금, 연료비 절감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오닉은 두 가지 트림으로 나왔다. 전기차 세제 혜택을 적용하면 N트림은 4000만원, Q트림은 4300만원이다. N트림은 서울에선 정부 보조금 1400만원, 지자체 보조금 450만원을 지원받아 2150만원에 살 수 있다. 지자체 보조금이 가장 많은 전남 순천(800만원)에선 1800만원이면 살 수 있다. 준중형차 가격 수준인 데다 기름값이 들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면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루 주행거리가 50㎞ 미만이면 충전요금은 월 2만~3만원 정도다.

그러나 모든 자동차가 그렇듯 가격만을 선택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충전에 대한 걱정으로 주행거리와 배터리 성능 같은 게 전기차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아이오닉은 국내 시판 중인 전기차 가운데 최장 주행거리를 인증받은 차량이다. 1회 충전으로 191㎞를 달린다. 기아차 쏘울 EV(148㎞), 르노삼성 SM3 Z.E(135㎞), 한국지엠(GM) 스파크 EV(128㎞), 닛산 리프(132㎞), 베엠베(BMW) i3(132㎞)보다 앞선다. 그러나 곧 밀려들 경쟁차들을 봐야 한다. 제너럴모터스(GM)가 연말에 선보일 차세대 볼트(Bolt)는 1회 충전으로 320㎞를 달릴 수 있다. 내년 말 출시 예정인 테슬라의 모델3는 346㎞ 주행이 가능하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세계 1위 전기차업체로 떠오른 비야디(BYD)의 행보도 눈여겨봐야 한다. 비야디는 범용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가격 대비 성능, 이른바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들려고 한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한발 가까이 왔음에도 현실적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충전소 등 부족한 인프라 문제가 가장 크다. 일본에는 급속충전기 6천기가 설치돼 있다. 우리의 330기에 견주면 충전 인프라가 크게 앞서 있다. 순수 전기차 보급도 지난해 1만2700대를 포함해 6만5천대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5500대다. 올해 신규 등록 전기차는 500여대 정도다. 미국에서 50만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인 것에 견주면 국내 전기차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시장이 폭발적으로 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최근 전기차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정부의 정책 변화도 주목된다. 정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25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 아래 구매 보조금을 200만원 증액했다. 이와 함께 서울·제주에 2㎞ 간격 충전소 설치, 아파트단지와 공영주차장 전기차 전용주차면 설치 의무화, 고속도로 전용차선 한시적 운행 등 보급 확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현대차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2020년까지 전기차 6개 차종을 개발한다는 게 목표다. 유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찾아가는 이동식 충전 서비스를 비롯해 10년-20만㎞ 배터리 보증 서비스 등을 통해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줄 계획”이라며 “올해는 전기차시장이 대중화 시대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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