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재벌 ‘친족기업’ 규제망 허술…공정위는 ‘촌수’만 따질건가

등록 2017-06-19 18:04수정 2017-06-20 10:54

‘친족 분리’로 총수일가 떨어져나와
매출 의존하면서 규제는 안받아
위장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성행
부영 친족기업 7곳 누락 적발
LG·롯데 등도 몇년새 경고받아

친족분리 조항 ‘매출 의존’ 빠져
창업 3·4세 느는데 촌수에 매몰
“공정위 거래비중 요건 추가해야”
재벌 총수일가에서 떨어져나온 친족기업들이 매출은 재벌에 기대면서도 규제는 피하는 경우가 계속 확인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인사청문회 당시 “(재벌 친족기업들이) 사실상 내부거래로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18일 부영그룹이 친족기업 7곳을 2013∼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에서 누락한 것을 확인하고 이중근 회장을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은 2016년 독립경영기업으로 계열사에서 분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7곳 가운데 일부는 부영과 직접 거래관계가 있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이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족기업은 배우자와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지배하는 곳을 뜻한다. 친족기업은 원칙상 대기업집단에 편입시켜 경제력 집중이 되지 않도록 감시하지만, 재벌이 신고를 누락하거나 ‘친족 분리’를 통해 계열사에서 벗어나는 것도 가능하다. 1999년 개정된 공정거래법 친족 계열사 분리독립 요건에서 ‘최근 1년간 회사별 매출입 상호의존도 50% 미만’이어야 한다는 조항 자체가 빠진 게 컸다. 상호주식보유·임원겸임·채무보증 등의 요건만 따지게 되면서 많은 친족기업이 대기업 집단에서 벗어났다.

공정위는 거의 매년 재벌의 ‘위장계열사’를 적발하고 있다. 2014년 엘지(LG)그룹 구본무 회장의 고종사촌인 이욱진씨가 대주주인 원앤씨와 지본 등을 적발하고 경고 조처를 내렸다. 이들 회사는 매출의 대부분을 엘지생활건강과 엘지화학에서 올렸다. 2016년에는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딸 신유미씨가 소유한 유니플렉스·유기개발 등을 적발하고, 신 총괄회장을 고발했다. 이들 회사도 롯데백화점 등에 기대어 손쉽게 매출을 올렸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미편입 친족회사는 중소기업의 혜택을 받는 반면 총수일가 사익 편취나 공시 의무 등 규제에서는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열어놓은 ‘구멍’으로 규제를 피한 친족기업이 해마다 드러나고, 공정위 조처는 뒤늦게 이뤄지고 있다. 올 초 숨진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일했던 엘비(LB)휴넷도 엘지그룹의 친족기업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인 구자두 회장이 세운 회사로 엘지유플러스(LGU+)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엘지유플러스로부터 올린 매출은 2013년 550억원에서 2015년 786억원까지 늘었다. 또 대주주인 구자두 회장 일가는 매해 1주당 500∼1000원의 배당을 받았다. 이런데도 공정위 쪽은 “재벌의 친족기업에 대한 전면 조사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회에선 재벌 총수 일가가 창업주의 3·4세로 내려가는 상황에서 멀어지는 ‘촌수’만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은 “공정위가 친족 분리를 가장한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인 일감 몰아주기 실태 조사에 착수해야 하며, 독립경영 인정 기준에 재벌과 거래비중 요건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