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제공
2030 플랜Z
이통사 중저가 전용폰 써보니
이통사 중저가 전용폰 써보니
“무조건 싼 제품 찾으세요? 괜찮은 ‘공짜폰’도 많으니 둘러보세요.”
20일에 찾은 서울의 한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직원이 통신사별로 10여 가지 안팎인 스마트폰 목록을 내놨다. 프리미엄폰부터 올 초 나온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다양했다. 출고가 100만원 안팎인 프리미엄폰이 대부분이던 몇년 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프리미엄폰 ‘뺨치는’ 중저가폰도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제품의 보급형인 A·J시리즈를 내놨고, 엘지(LG)전자도 다양한 가격대의 K·V시리즈를 팔고 있다. 애플도 아이폰5C에 이어 최근에는 60만원 안팎으로 파는 아이폰SE를 내놨다.
■ 중저가폰 출신지도 다양 중저가폰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지갑은 얇은 반면 통신 서비스는 많이 이용하는 젊은층을 겨냥한 국내 이동통신사의 ‘전용폰’이다.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 적용되면서 젊은층이 고무줄 같은 보조금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출고가가 낮은 스마트폰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에스케이텔레콤(SKT)·케이티(KT)·엘지유플러스(LGU+)는 20~30대 고객을 묶어두려고 앞다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를 확보한 전용폰을 내놓고 있다. 가장 최근 나온 에스케이텔레콤의 쏠(Sol), 케이티의 갤럭시J7, 엘지유플러스의 Y6를 직접 쓰며 장단점을 살펴봤다.
SKT 쏠·KT 갤럭시J7·LGU+ Y6
화면 5~5.5인치, 속도도 괜찮아
8~16GB 저장 아쉽지만 추가 가능
가볍지 않고 카메라 기능 떨어져
Y6 지원금 더하면 사실상 공짜폰
쏠·갤J7도 값 저렴 “가성비 굿”
세 제품은 ‘출신지’가 다양하다. 쏠은 중국-프랑스 합작업체 알카텔원터치가 만들었다. 중국 대형 가전업체 티시엘(TCL)의 자회사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제조사를 앞세우지 않고 기획 단계부터 자사가 참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앞서 대만의 폭스콘을 통해 전용폰인 ‘루나’(Luna)를 내놔 인기를 끈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번에는 걸그룹 에이오에이(AOA)의 설현을 앞세워 대대적 마케팅을 벌였다.
케이티는 지난해 11월부터 갤럭시J7을 ‘단독 상품’으로 팔고 있다. “기존 제품이 출시 넉 달 만에 20만대 넘게 팔려 지난 20일에는 기존에 팔던 제품의 사양을 추가한 2016년형 모델을 내놨다”고 했다. 엘지유플러스는 중국 화웨이에서 파는 Y6를 단독으로 들여왔는데, “한 달 만에 2만대 넘게 파는 등 소비자들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남 부럽지 않은 화면, 무게는 아쉽네 셋 모두 프리미엄폰처럼 버튼을 최소화한 겉모습을 하고 있다. 싸다고 조잡해보이지는 않는다. 화면 크기는 쏠과 갤럭시J7가 5.5인치로 같다. 앞서 나온 Y6는 5인치로 조금 작다. 그러나 최근 나온 프리미엄폰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7(5.1인치)과 엘지전자의 G5(5.3인치)에 견주면 남 부럽지 않은 크기다. 다른 제품들은 액정(LCD) 디스플레이를 쓰는데, 갤럭시J7는 슈퍼 아몰레드(AMOLED·발광유기다이오드) 디스플레이다. 그만큼 화면이 더 선명했다.
전화·메신저·인터넷 검색 등에서 별다른 불편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유튜브 동영상을 볼 때 처리 속도가 빠르진 않았지만 답답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쏠 이외의 제품들은 무거웠다. 갤럭시J7(169g)이 가장 묵직하고, Y6(155g)도 화면이 작은데도 무게가 꽤 나갔다. 갤럭시S7(157g)이나 G5(159g), 아이폰6S(143g)의 무게를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배터리 용량은 갤럭시J7이 가장 많다.
사진·동영상 소비가 많은 젊은층에게는 저장공간도 중요하다. 갤럭시J7과 Y6는 각각 16기가바이트(GB), 8기가바이트를 제공한다. 그러나 외장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는 ‘확장 슬롯’이 있어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듯하다. 쏠은 64기가바이트를 제공하는데, 문제는 셋 가운데 유일하게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없는 내장형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을 많이 쓰니 일과 중에 ‘충전’이 불가피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는지 외장배터리(1만400㎃h)도 포함이 돼 있었는데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으로 보인다.
■ 중저가폰 진짜 매력 느끼려면? Y6는 중저가폰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 기능에 충실했지만 그 이상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화면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깔끔하지만 카메라 기능이나 중앙처리장치(CPU) 사양이 다른 제품보다 낮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기본 기능만 활용한다면 만족할 수 있다. Y6의 최대 장점은 경제성이다. 3만원 이하 요금제를 써도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공짜폰’이 된다. 다른 제품들은 3만원 이하 요금제로는 적으나마 단말기 할부금을 피할 수 없다. 쏠은 에스케이텔레콤의 월 5만9천원 요금제를 쓰면 단말기값 3700원을 부담한다. 갤럭시J7은 5만원 이하 요금제를 선택하면 모두 16만600원의 단말기값을 내야 한다. 케이티경제경영연구소는 2014년 내놓은 보고서에서 “국내 소비자들 대상 조사에서 중저가폰은 19만7천원 정도가 적절하다는 답이 가장 많다”고 밝힌 바 있다. 기능과 실리 사이의 절충이 중저가폰의 생존 공간인 셈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유한스·메이주·제트티이…낯선 중국산폰 구매대행 열기 유한스(Uhans), 메이주(Meizu), 제트티이(ZTE), 울레폰(Ulefone), 오키텔(Oukitel)…. 샤오미·화웨이가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 제품으로 대표되는 중국산 전자제품의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알려지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까지 시행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국산 스마트폰 구매대행에 나서는 이들도 나오고 있다. 바이블코리아·익스펜시스·쓰리케이에이치(3KH) 등 해외 구매대행 전문업체들은 각각 10개가 넘는 다양한 종류의 중국산 스마트폰을 구매대행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해외 구매대행은 소비자가 국내 오픈마켓이나 대행업체 누리집을 통해 신청하면 중국·홍콩 등에서 ‘자급제폰’(단말기만 직접 구매)을 수입해 통관·배송 작업을 대신해주는 방식이다. 샤오미·화웨이 등의 제품들은 국내 프리미엄폰과 비슷한 칩과 화면 크기, 카메라 기능 등의 제원을 지녔으나 20만~3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 혜택은 못 받는 대신 이동통신사와 약정을 맺을 필요가 없다. 샤오미 스마트폰 구매를 알아보고 있는 대학생 박아무개(27)씨는 “중국산은 단말기 가격이 낮아 파손에 대한 부담이 적고, 잃어버리더라도 통신사에 위약금이나 할부금을 낼 필요가 없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선욱 바이블코리아 대표는 “알려지지 않은 중국산 브랜드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다. 이름은 없지만 비슷한 성능에 값이 훨씬 싼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해외 구매대행 스마트폰 사용자 규모는 정부나 이동통신사가 파악하기 어려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의 5% 미만(한해 6~7만대 수준)으로 추정한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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