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아시아미래포럼 제2세션에서 참가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스즈키 히토시 엔이시(NEC) 국제사회경제연구소장, 김정수 에스케이(SK)텔레콤 공유가치창출실장, 한종호 네이버 파트너센터 센터장,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아시아미래포럼 2세션 | IT와 공유가치창출
아이티(IT·정보기술)가 점점 더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게 만든다고 하지만 반대 편에선 아이티와 아이디어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 일본에선 7살 초등학생이 그린 오징어 그림에 아빠가 색칠을 한 뒤, 네이버 메신저 ‘라인’의 스티커로 출시해 날개돋치듯 팔려 화제가 됐다. 일본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는 스티커를 팔아 번 돈으로 “자전거를 사고 싶다”고 얘기했다. 예전엔 상상 할 수 없던 일이 일어난다. 아이티 기업은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콘텐츠를 팔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이익을 얻는다.
SK텔레콤
아이디어 10개팀에 자금·기술 지원
야외휴대용 빔 프로젝트 개발 성과 네이버
누구에게나 웹툰 올릴수 있게 길터
누리꾼 호응땐 정식계약 ‘프로작가’ 일본 NEC
원격장치 활용 전문농업기술 전수
인도여성들 딸기 재배해 소득 올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관점에서 기업과 사회, 개인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첨단의 기술이 집적된 아이티 기업이 그 선두에 있다. 핵심 역량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개인, 지역사회와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싹틔워 지속가능한 공유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2014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인 23일 제2 세션에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사람중심 경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아이티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소개하고 한계를 짚으며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이날 김정수 에스케이(SK)텔레콤 공유가치창출(CSV) 실장은 사례발표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은퇴자 지원 협력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를 소개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경험과 관계없이 치킨집 등 자영업을 하다가 쉽게 망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고리를 끊어내고 ‘고부가가치 창업’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이전까지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별개였다. 그러다보니 활동이 지속성 없이 2~3년 취약 계층 등을 지원하다가 끝이 났다. 중도에 그만두는 사회공헌이 아니려면 기업에도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신규 가치 창출이 필요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7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10개팀을 선발해 자금과 기술 지원부터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이 있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김정수 실장은 “야외 휴대용 빔 프로젝터를 만든 한 팀은 올해 안에 28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번 선발해 지원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회공헌과 기업수익을 둘 다 거두기엔 한계도 있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전통시장을 지원해 소상공인의 고객도 늘리고 고객 관리 솔루션 등을 판매하려는 모델도 시도했지만 예상만큼 수익 측면에서 효과가 나진 않았다. 전통시장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천 주안동 신기시장은 5~10%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관련 솔루션을 판매한 실적은 미미했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성공한 웹툰 생태계 모델을 다른 콘텐츠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누구나 네이버에 만화를 올려 누리꾼의 호응을 받으면 ‘베스트도전 만화’로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 그곳에서도 살아남으면 네이버와 정식 계약해 ‘프로 웹툰 작가’가 되는 게 열려있는 웹툰 생태계 모델의 핵심이다. 이날 사례발표를 한 한종호 네이버 파트너센터 센터장은 “웹툰이 성공하면서 소설, 일러스트,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진공청소기처럼 콘텐츠를 빨아들여 기존 출판 시장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 한종호 센터장은 “2007년 박범신 작가가 소설 <촐라체>를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했을 때 클릭 수도 높았지만 출판도 ‘대박’이 났다”며 “판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아이티 기업 엔이시(NEC)는 아이티 기술을 발판으로 해외에서 여성 일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엔이시는 인도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여성들이 일본 딸기를 재배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원격 장치로 일본에서 전문 농업한 사람들이 도움을 줄 수도 있게 만들었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기술을 이용해 농사하는 데 최적화된 조건을 갖출 수 있게 해 ‘농업 벤처’를 시도한 것이다. 스즈키 히토시 엔이시 그룹 국제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일본과 인도 정부, 비정부기구도 협력해 성공한 모델이라 다른 지역에도 적용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아이디어 10개팀에 자금·기술 지원
야외휴대용 빔 프로젝트 개발 성과 네이버
누구에게나 웹툰 올릴수 있게 길터
누리꾼 호응땐 정식계약 ‘프로작가’ 일본 NEC
원격장치 활용 전문농업기술 전수
인도여성들 딸기 재배해 소득 올려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관점에서 기업과 사회, 개인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첨단의 기술이 집적된 아이티 기업이 그 선두에 있다. 핵심 역량과 노하우가 있는 기업이 개인, 지역사회와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싹틔워 지속가능한 공유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2014 아시아미래포럼 둘째날인 23일 제2 세션에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사람중심 경제’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아이티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소개하고 한계를 짚으며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이날 김정수 에스케이(SK)텔레콤 공유가치창출(CSV) 실장은 사례발표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은퇴자 지원 협력 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를 소개했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경험과 관계없이 치킨집 등 자영업을 하다가 쉽게 망해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고리를 끊어내고 ‘고부가가치 창업’의 성공사례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이전까지 사회공헌 활동은 기업의 경영활동과 별개였다. 그러다보니 활동이 지속성 없이 2~3년 취약 계층 등을 지원하다가 끝이 났다. 중도에 그만두는 사회공헌이 아니려면 기업에도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니라 신규 가치 창출이 필요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지난해 7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10개팀을 선발해 자금과 기술 지원부터 마케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장 경쟁력이 있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김정수 실장은 “야외 휴대용 빔 프로젝터를 만든 한 팀은 올해 안에 28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번 선발해 지원하면 끝나는 게 아니라 사후 관리까지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사회공헌과 기업수익을 둘 다 거두기엔 한계도 있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전통시장을 지원해 소상공인의 고객도 늘리고 고객 관리 솔루션 등을 판매하려는 모델도 시도했지만 예상만큼 수익 측면에서 효과가 나진 않았다. 전통시장 고객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인천 주안동 신기시장은 5~10% 매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관련 솔루션을 판매한 실적은 미미했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네이버는 성공한 웹툰 생태계 모델을 다른 콘텐츠 서비스에도 적용하고 있다. 누구나 네이버에 만화를 올려 누리꾼의 호응을 받으면 ‘베스트도전 만화’로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다. 그곳에서도 살아남으면 네이버와 정식 계약해 ‘프로 웹툰 작가’가 되는 게 열려있는 웹툰 생태계 모델의 핵심이다. 이날 사례발표를 한 한종호 네이버 파트너센터 센터장은 “웹툰이 성공하면서 소설, 일러스트,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진공청소기처럼 콘텐츠를 빨아들여 기존 출판 시장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서 한종호 센터장은 “2007년 박범신 작가가 소설 <촐라체>를 네이버 블로그에 연재했을 때 클릭 수도 높았지만 출판도 ‘대박’이 났다”며 “판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아이티 기업 엔이시(NEC)는 아이티 기술을 발판으로 해외에서 여성 일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엔이시는 인도의 시골 마을에 사는 여성들이 일본 딸기를 재배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원격 장치로 일본에서 전문 농업한 사람들이 도움을 줄 수도 있게 만들었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 기술을 이용해 농사하는 데 최적화된 조건을 갖출 수 있게 해 ‘농업 벤처’를 시도한 것이다. 스즈키 히토시 엔이시 그룹 국제사회경제연구소장은 “일본과 인도 정부, 비정부기구도 협력해 성공한 모델이라 다른 지역에도 적용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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