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으로 흐르는 나랏돈] ② 연구개발 보조금
삼성 1위·현대차 883억 2위
한진 567억·한화 465억 순 받아 써
나랏돈이 재벌 대기업에 직접 흘러드는 주된 통로는 연구개발 자금 지원이다. 예정처 자료를 보면, 대기업에 대한 지원금이 가장 많은 부처는 방위사업청(2759억원)과 산업부(2689억원)다. 방위산업은 그동안 정부의 계열화·전문화 정책을 통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위주로 육성돼 연구비가 대기업에 집중됐다. 계열화·전문화 정책은 후발 업체의 성장을 막아 2008년 말 폐지됐지만 방위산업은 여전히 대기업의 독과점 시장이다. 산업부는 주력산업 진흥을 목표로 많은 자금을 대기업에 건넸다. 정부가 대기업에 지원하는 연구개발 자금은 기업의 단기 수익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이 시장에서 이익을 낼 상품을 만드는 데도 중요한 구실을 했다. 대기업은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금 지원뿐 아니라 정부출연기관의 각종 연구 지원까지 공유했다. 중소업체의 연구개발도 성공적인 과제 수행을 위해서는 대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정부 연구사업 수주를 위해 경쟁할 때 대기업이 끼어 있는 컨소시엄은 수요 확보가 되어 있다고 보고 더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했다. 대기업 중심의 ‘보조금 생태계’가 구조화되고 있는 것이다. 전정희 의원(민주당)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여건이 미약한 상황에서 대기업에 막대한 지원이 집중되고 있다.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대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의 성과와 고용효과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 류이근 기자 wani@hani.co.kr [관련영상] [한겨레 캐스트 #235] ‘말로만 경제민주화’ 대기업으로 나랏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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